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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세월에 나는 나를 다 살아서》 한정화 저자 후기

한정화 | 2024-12-19 | 조회 170

1. 《어느 세월에 나는 나를 다 살아서》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먹먹합니다.

등단하기 위해 시를 쓴 것도 아니고, 시집을 내기 위해 시인이 된 것도 아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것은 결국 세상 밖으로 나오는구나, 내어놓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고 허름하지만 나만의 집 한 채가 생긴 느낌입니다. 주위에 누가 되지 않게 정갈하게 가꾸고 싶습니다.

2. 《어느 세월에 나는 나를 다 살아서》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시라는, 시가 될 거라는 생각도 없이 숨이 턱턱 막히는 순간들을 쏟아냈습니다. 그것들이 쌓이고 쌓였습니다. 쌓아둔 채 방치하면서 한편 무겁고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몇 해 전 엄마와 언니와의 이별이 이어지면서 문득 더 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 내가 저질러 놓은 것들은 내가 정리하자 그런 마음으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3.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새 2>는 알 수도 없고 조금은 무섭기도 한 시입니다. “나도 잘 모르는 여자”라는 구절 하나로 펜을 잡고 쓰기 시작해 그 자리에서 마지막 구절까지 거의 고치지 않은 몇 편 중 하나입니다.

<햇빛이 남아있는 저녁>은 수술 후 입원 상태로 회복 중이던 엄마를 간병할 때 쓴 시입니다. 이제는 엄마라는 햇빛이 이 세상에는 남아있지 않아 쓸쓸하지만 마음속에선 꿈속에선 종종 만나는 햇빛입니다.

<내 집에 살던 벤자민>은 어쩌면 가장 솔직하고 편안하게 쓴 시입니다. 어린아이가 어느새 성인이 되어 제 삶을 꾸리기 위해 집을 떠났을 때, 휑하고 낯선 어느 날 베란다의 벤자민을 보다가 쓰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그 아이가 저에게는 늘 시인이었습니다.

4.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글을 쓰는 게 목적이 아니므로 굳이 쓸 이유가 없겠지요?

5.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누구나 살아가면서 기쁨도 슬픔도 겪겠지요. 저와 제가 지금까지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처럼요. 기쁠 땐 더 많이 기뻐하고 슬플 땐 조금 덜 슬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시집이 단 한 사람에게라도 한 문장, 한 단어라도 반짝이는 햇살이 되기를 바란다면 그건 기적을 바라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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