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어찌 거목이 될까요》 정보암 저자 후기
정보암 | 2024-09-26 | 조회 152
1. 《나무는 어찌 거목이 될까요》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오랜 교직 생활과 잇달아 해외까지 나가 한국어 교원으로 지냈던 생활의 마지막 정리가 끝난 것 같다. 시원섭섭하다. 내가 해보고 싶던 수업이 얼마나 잘 전달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좀 더 구성을 핍진성 있게, 탐구가 진정성 있게 써 보고 싶기도 했지만 자칫 도덕책이 될 것 같아 그러지 못한 점이 조금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어떻게든 하나의 텍스트로 엮었다는 것에서 의미를 갖고 싶다. 그래서 시원하면서 섭섭하다.
2. 《나무는 어찌 거목이 될까요》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인도 파트나 박물관에서 ‘철학자 코너’를 볼 때, 여러 인물들 사이에서 ‘싯다르타’를 만났다. 한국 절의 대웅전에서 익숙하게 만나던 ‘대웅’의 이미지가 아닌 수많은 선각자로서의 한 사람인 ‘붓다’!
당시 한국은 JMS 문제가 큰 이슈였다. 그리고 인도에서 만나는 젊은이들의 생각은 힌두이즘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았다. 한국에서 늘 해보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수업을 소설로나마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일어났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내 소설의 초안을 인도 한국어 제자들에게 몇몇 읽혀 보았는데 그들은 대부분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것이 스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려니 여기지만 그래도 가능성은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지루한 인도의 더위와 미세먼지를 좀 덜어낼 수 있었다. 글을 쓰면서 잠시라도 내가 인간 ‘싯다르타’가 된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 ‘보드가야’에 가서 그의 보리수나무와 발자취를 어루만지는 일도 더욱 즐거웠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나무는 죽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모든 것은 뇌가 만들 뿐, 뇌가 짓는 헛된 생각으로 한 번뿐인 자신의 삶을 고통으로 살지 않도록 하세요.”
그런데 제자들은 다음과 같이 전한다.
“모든 것은 내가 만들 뿐, 내가 짓는 헛된 생각으로 한 번뿐인 자신의 삶을 고통으로 살지 않도록 하세요.”
‘뇌’와 ‘내’가 발음이 비슷하면서 중의적이다. 종교의 변천도 이와 같다고 여긴다.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내 스스로가 당시의 주인공으로 말하고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박물관과 유적지 일대를 몇 번 더 방문했다. 그러면 가상의 사건과 언행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아 도움이 되었다.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이 책은 언뜻 보면 부처의 일대기와 비슷한 듯 아닌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불교를 비롯한 여러 종교들에 긍정적인 듯 아닌 듯한 느낌도 있을 것이다. 그 부분에 민감한 반응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마음을 열고 읽으면 삶에 대한 혜안을 얻으리라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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