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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석거리 사람들》 최제순 저자 후기

최제순 | 2023-10-31 | 조회 368

 1. 《비석거리 사람들》을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글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러겠지만 쓸 때의 설렘보다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좀 더 심혈을 기울이고, 세심한 마음으로 독자 여러분께 다가서고 싶었는데, 부족한 점, 아쉬운 점 여러분의 이해와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양심이 지배하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는 데 적으나마 보탬이 되는 사람으로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합니다.

2. 《비석거리 사람들》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사실 현재는 과거의 연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과거는 현실에 대한 기반이고, 그런데 우리는 발전과 행복 일변도의 삶에 치우쳐 과거에 대해 무조건 지우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고의 선인 도덕성까지 상실하면서 말입니다. 이는 사실 선조들의 삶을 무시한 측면도 있습니다.

우리가 현재 존재하고 있는 과거가 있어서 아니겠습니까!

사실 우리가 겪은 가난한 역사도 우리의 역사이며, 우리가 잘못한 역사도 역사입니다. 또 그 역사의 진행 과정에 잘못이 있으면 개선하고 존엄하게 이어 가야 할 역사가 있다면 반드시 이어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는 후손의 당연한 책무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우리는 그러지 않습니다. 잘못에 대해서만은 과거에 그 책임을 물으며 회피하고 맙니다. 특히 정치라는 특수한 집단이나 권력은 더 그렇습니다. 작은 권력이든 큰 권력이든 작은 집단이든 큰 집단이든, 과거를 올바르게 직시하는 눈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또 오늘날 우리를 있게 한 농촌의 현실은 나락의 일변도로 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효에 대한 문제점의 대두, 또 후손과 선친 간의 비존엄성,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되어야 할까요! 세상은 문제 속에 있습니다. 세상은 문제만을 가득 안고 하루하루가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현실에 대해 무너지고 있는 돌담을 있는 힘껏 부여잡고 있는 담쟁이가 애원의 말을 합니다. “이래서는 안 된다"라고, "우리 사는 세상이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라고 말입니다.

《비석거리 사람들》의 외침은 담쟁이가 목놓아 우는소리입니다.

우리 곁을 떠나가는 모든 것들은 아쉬움을 남깁니다. 그런데 우리는 삶을 이유로 욕심의 부활만을 쫓아 삽니다. 사실 진정한 행복은 무소유에 있습니다. 여기에 고향 사람들의 순수한 삶을 덧붙여 엮어 보았습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에피소드는 고향에서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그것도 텃논에서 사랑방에서 동네 삼거리에서 말입니다. 정말 구슬치기를 유별나게 잘하는 친구도 있었고, 동전으로 벽치기를 잘하는 친구도 있었고, 단발머리를 출렁거리며 별스럽게 고무줄놀이와 팔방 놀이를 잘하던 여자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가 있어서 그랬는지 여자아이들의 고무줄놀이를 방해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동네 체육대회가 있으면 별나게 똥 볼을 잘 차던 형, 구수한 입담이 일품이던 아재, 막걸리를 별나게 맛있게 걸러내던 아주머니, 사랑방에 모여 찐빵에 성냥에 종이 따먹기 삼 봉 치던 친구들, 모두가 추억에만 있습니다.

그리고 동네 조산에 살던 피난민 정 씨가 동네 사랑방에서 들려주던 시체에 시체를 넘고 넘었다는 전쟁 이야기, 참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역사적 구전이나 전설적 이야기를 구체화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어린 시절 동네 비석거리에서 듣고 본 상여와 상엿소리입니다.

그때의 상엿소리는 망자와 이별하는 통한의 소리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사람이 죽으면 장례식장 찾아가서 조의금 봉투 건네면 끝입니다. 사람의 삶을 이렇게 끝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의 삶에는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이 담겨 있습니까!

우리 동네 입구, 비석거리에 서 있던 비석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석에는 동네 사람들의 삶에 대한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비석을 버리면 되겠습니까! 아마 그 비석은 어딘가에서 울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 세상은 정말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너무 많이 울게 했습니다.

그래도 우리 동네 사람들은 희망을 안고 살아왔습니다.

오직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대로 말입니다.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이랴!” 소리 지르며 쟁기질하던 소와 아버지, 바구니 들고 나물 캐던 월남치마의 누나들, 장발에 나팔바지의 형들, 8월의 뙤약볕을 아래서도 호미질하던 어머니의 모습, 장터 구석에 앉아 콩나물을 팔던 할머니의 모습, 집에서 팔려가던 소가 눈물을 흘리던 모습 등등, 이런 모습들을 회상하면서 그 시절이 정말 좋았어, 왜 이런 생각이 들까요.

우리가 올바른 양심의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무작정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나만의 여행을 합니다. 그리고 백지 위에 그림을 그려 가듯 조각난 생각들을 정리해 봅니다. 그러면 그동안 잊고 살았던 것도 찾게 되고, 삶에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사는 이유에 대해서도 진정으로 알게 됩니다. 이런 생각들을 잘 다듬고 엮어 봅니다.

 

 

전문은 https://blog.naver.com/barunbooks7/223251308606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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