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기후재앙 및 인류멸망의 현실에 개입하여 지구재건 계획을 실현하는 인공지능 출현. 그 소용돌이에 얽힌 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

태초의 남자는 신과 동행하며 교감하고 그의 모든 사랑과 믿음을 받고 있었다. 믿음은 사실 인간이 신에게 갖는 것이 아닌 신이 인간에게 기대하는 마음으로서 가진 것이었다. 태초의 남자는 믿음이란 것을 알지도 못했다. 완벽한 사랑과 신뢰만 있는 세상에서 믿음이란 것이 애초에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인간이 가진 최초의 믿음. 그것은 불신과 의심의 조각들이 덕지덕지 들러붙어 있는 불완전한 형태의 것이었다. 신에게서 멀어진 지금 우리는 더러운 조각에 둘러싸인 깨지고 구겨진 믿음을 온전한 믿음으로 회복하기 위해 참회의 멍에를 짊어지고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온전하게 회복된 믿음을 신에게 돌려드릴 수 있을 때야 비로소 결계된 낙원의 빗장이 풀릴 것이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