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 나는 왜 이 책을 쓰게 되었는가
일본에서 유학하거나, 혹은 살거나 해서 일본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는 분들은 ‘아, 이런 상황에서 저렇게 표현하는구나’하고 배워서 그 표현을 그대로 따라서 쓰면 그만이지만, 번역가는 그 표현을 한국어로 옮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한 번 더 고민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냥 그 나라 말을 구사하는 것과 그것을 다른 나라 말로 옮기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거든요. 아마도 현재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분들 중에서도 어떤 표현을 한국말로 설명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거나 번역을 하려 했던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분명 뉘앙스는 아는 건데 적절한 표현이나 단어가 퍼뜩 떠오르지 않아서 당황(?)했던, 혹은 갑갑했던 경험이 분명 있을 테니 저의 이 말에 크게 공감할 것입니다. 쉽게 일대일로 치환이 가능한 단순한 표현이나 단어라면 몰라도, 뉘앙스가 미묘한 표현이나 단어의 경우에는 어떤 한국말로 옮겨야 그 뜻이 정확하게 전달되는지를 끝없이 천착해야 하는 직업이기에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한 걸 보고, 알지 못하는 걸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예컨대 출판번역 등은 어려운 표현, 또는 번역이 까다로운 단어의 경우 이른바 주석을 이용해서 설명할 수가 있지만, 금세 떴다 사라지는 자막 속에 그 뜻을 온전하게 담아내야 하는 영상번역의 경우 더욱 정확하고 맛깔 나는 표현을 찾기 위해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측면이 있죠. 이 책은 그러한 고민과 천착 과정을 통해 탄생한 책입니다.
이미 1권을 통해 이 책의 가치를 많은 분들이 인정해 주신 바, 이번에 동시 출간되는 2권과 3권을 통해서도 어떤 것들이 코패니즈 한자인지를 확실히 인지함으로써 앞으로는 코패니즈 한자어를 구사함으로써 망신을 당하는 일이 줄어들기를 희망합니다.
■ 2권, 3권 출간까지의 과정
블로그 이웃님들께는 이미 말씀드린 바 있지만, 1권 자비출판을 한 이후 2권 출간이 어려운 상황이 돼서 갈등하고 있었는데 여러 이웃님들은 물론 블로그로 일부러 찾아와서까지 2권 출간을 기대한다는 말씀들을 해 주신 독자님들이 많았고, 또 한 이웃님께서는 너무도 고맙게도 커피값 아껴서 후원할 용의가 있으니 블로그에 계좌번호를 올리라며 본인 같은 생각을 지닌 분도 계실 거라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계좌번호를 올리는 건 좀 그렇고, 두 분의 이웃께서 제안해 주신 크라우드 펀딩을 하기로 마음먹고 계속 집필을 이어 나가서 내친 김에 3권까지 집필을 완료하고 동시에 출간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