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속으로
솔팽이굴이 저도 보고 가라 손짓하지만,
“내 날개 있어 날 수도 없고 낙화암의 삼천 궁녀처럼 절벽 아래 뛰어내릴 수도 없으니 어이 보고 가겠는가!
다음에 올 때는 필히 배를 타고 와서 그대도 보고 감세”
지금 가면 언제 솔팽이굴을 다시 볼지 기약 없는 발길을 돌리고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이별하였답니다.
- <소리도 등대> 본문 중에서-
여남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가정방문을 나오셨는데,
집이 가난해서 마땅히 대접해 드릴 게 없는 거였어요.
그래서 할머니는 생각 끝에 그 보릿독 속에 손을 넣어 계란들을 꺼내오셨는데
마땅히 담아드릴 데가 없어 선생님 호주머니에다 넣어드리기 시작한 겁니다.
선생님은 만류하시는데 할머니는 더 드린다며 자꾸 선생님 호주머니에다
계란을 눌러 넣다 보니 아랫것들은 깨지고 있단 걸 선생님 표정으로 알 수 있었지요.
- <내 어린 시절 한 토막> 본문 중에서
나는 ‘귀거래사’를 꿈꾸며 한 마리 연어처럼 오늘도 ‘보돌바다’의 심해를 떠돌고 있다.
‘문방사우’를 지니고 언제 그곳에서 안식할 수 있을는지.
- <금오의 전설 ‘용머리’를 찾아서> 본문 중에서
반면 뽈락은 맹글 때부터 한두 손꾸락에 피를 흘리야 된다.
까시에 찔리면 독이 있어서 모락시럽게 애린다.
묵을 때도 입천장이나 모가지 한두 간데는 뻐신 뽈락 까시에 전디봐야 되는 고충이 따른다.
특히 믹국을 끓이면 까시와 믹이 헝클아져서 개리 묵을라믄 앵간한 노력으론 심든다.
- <뽈락보다는 미련한 노래미가 좋다> 본문 중에서
그리고 물보러 다니던 그 시절 그분이 말한 이각망 어장은
내 삶의 지침처럼, 훈장처럼 언제나 내 가슴 속에서 나의 미래를 밝혀주고 있다.
- <물보러가기> 본문 중에서
◆ 출판사 서평
이 책은 여러분에게 순수했던 시절의 기억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여수 비렁길로 유명한 금오도와 주변 섬들!
에세이 《금오도》는 이곳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금오열도 홈페이지 초창기부터 약 15년간 동안 차곡차곡 쌓여진 글에서 발췌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들은 완전한 자연 속에서 자연을 느끼며 자라서인지 누구보다 감성이 풍부하고,
문명세계에 대한 애정과 배움에 대한 열정이 대단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다양한 경험과 생각들이 묻어나 있습니다.
이곳의 사람들은 어렸을 때 생활이 거의 비슷했을 거 같은데
신기하게도 이 책의 내용은 거의 중복성이 없고 계속 새로움의 연속입니다.
직접 읽어보신다면 여러분을 색다른 세계로 이끌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