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 엄마》 김재성 저자 후기
김재성 | 2024-11-12 | 조회 90
1. 《무당 엄마》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사실, 다 쓰고 나서. 내가 과연 잘 쓴 것이긴 한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국어국문학과와 국어교육과를 나왔다고는 하지만 나의 필력은 어디까지나 하수에 가까웠기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무당이었던 엄마의 이야기,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최대한 진실되게 남기고 싶었습니다. 내 손으로 내 엄마를 무당으로서 한 역사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비록 ‘소설’이라는 껍질을 갖고 쓰긴 했지만, 그 안의 프레임 자체는 진실이고, 독자로 하여금 엄마와 제 인생에 공감을 받고 싶었습니다.
2. 《무당 엄마》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 어머니가 살아생전에, 아들이 그래도 국어국문과를 나왔다고 늘 자신의 자서전을 써달라고 노래를 부르셨습니다. 하지만 저도 제 필력을 누구보다도 더 잘 평가하고 있었기에 감히 엄두조차 내질 못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엄마가 돌아가시고 이 부족한 필력으로라도 엄마의 그 작은 소원을 들어드리고 싶었습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제 글의 마지막 편 ‘마지막 이야기’를 다 쓰고 나서, 출판사에 글을 넘기고 나서의 일입니다. 어느 날 밤 11시가 넘은 시각에 잠을 청하고 침대에 누웠는데, 약 7년 만에 외사촌 동생이라는 녀석이 전화가 왔습니다. 그 이후로 그 녀석과 그 녀석의 아비란 작자가 제 속을 뒤집어 놓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로서는 그들에게 대항할 힘이란 없었습니다. 하여, 지금 이 사실을 글로 남기자, 글로 역사로 남겨서 나의 억울함을, 그들의 악행을 독자들에게 고하고 공감을 받자. 라는 생각으로 뒤늦게 ‘외전’이라고 제목을 붙이고 글을 써서 다시 새롭게 마무리해야 했던, 그런 에피소드가 생각납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누가 뭐라고 해도, 나의 엄마. 무당 엄마의 시체를 발견했던 장면이죠. 저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엄마를 발견했을 때를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거실 소파에 누워 그저 잠을 자고 있는 줄 알았던 나의 엄마. 엄마의 굳어진 얼굴을 발견하고 ‘설마’ 하는 마음으로 엄마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찔러보고 난 뒤의 그 딱딱한 촉감. 언제나 엄마 곁에 다가가면 엄마 특유의 좋은 냄새가 났는데, 이제 그 엄마 냄새는 맡을 수 없는 향기가 되어버린….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엄마와의 이야기를 떠올렸습니다. 내가 살아오며 지켜봤던 엄마의 삶을 머릿속에 그려봤습니다. 그렇게 그려보다가 때론 글을 쓰다 말고 상념에 젖어, 추억에 젖어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웃기도 많이 웃었습니다. 울화통이 터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로지 완필해서 돌아가신 엄마께 바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컴퓨터 키보드를 제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아마, 제 엄마보다 그리고 저보다 더 독한 삶을 살아오신 분들이 계실 겁니다. 그분들의 삶에 비하면 제가 겪은 이 평범치 않음은 한낱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 글을 읽으시고 이런 김재성도 살려고 하는구나, 이런 김재성도 용기를 내고 있구나, 힘을 내고 있구나 하고 공감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셨던, 그리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그 누구보다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가셨던 무당 이은숙에 공감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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