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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느실, 외갓집 가는 길》 김경순 저자 후기

김경순 | 2024-06-10 | 조회 452

1. 《흐느실, 외갓집 가는 길》을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벌써 5번째 수필집을 내게 되었습니다. 언제부턴가 책을 낸다는 것이 조심스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말 독자에게 좋은 책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지만 어쩌면 그건 제 욕심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내는 책은 좀 더 의미 있는 책을 내고자 다짐을 하고 집필을 했습니다. 음성은 제 고향입니다. 음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름으로 열심히 쓰고 보니 여전히 부끄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뿌듯함이 더 큽니다. 마치 미뤄 놓은 숙제를 마친 것 같아 후련하기도 합니다.

2. 《흐느실, 외갓집 가는 길》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음성에서 나고 자란 제가 무언가 남겨야 할 것 같다는 의무감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또렷하진 않지만 그래도 꼭 남겨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서 음성의 산, 천, 마을, 관공서, 축제, 가게들을 제 추억과 함께 부려 놓았습니다. 아마도 음성이 고향인 사람들도 그렇고 고향에 대한 향수가 그리운 분들에게는 추억에 젖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제 글은 작년 1년 동안 신문에 실린 글입니다. 그러다 보니 카페 사장님들이나 상점을 하시는 분들께서 고맙다고 감사의 인사를 해 주셨습니다. 가끔 음식값도 깎아 주거나 받지 않는 분도 있었습니다. 제 글이 사람들에게 기쁨이 된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책이 ‘2024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창작 발간 기금 사업 선정’이라는 큰 상을 받게 되어 기뻤습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사계절 중 겨울은 농부들에게는 평온이 깃드는 시간이다. 아낙들도 몇몇이 모여 따뜻한 아랫목에서 수다를 즐기고, 남정네들은 심심풀이로 화투놀이를 하며 흥뚱항뚱 춥고도 긴 겨울을 보낸다. 아버지도 종종 노름을 하러 가곤 했는데 그 집은 우리 집과 지근거리에 있던 최 씨 아저씨네 집이었다. 이상하게도 그 시절 노름을 할 수 있게 방을 내어 주는 집들은 가난한 집이 대부분이었다. 그건 아마도 노름에서 떼어 주는 개평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 <중리의 겨울> 중에서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글이 써지지 않을 때는 마당으로 나가 꽃과 나무를 보거나, 길냥이들과 수다를 떨기도 합니다. 그도 안 되면 지근거리에 있는 봉학골 쑥부쟁이 둘레길을 걷고 옵니다. 몸을 움직이고 마음을 비우고 나면 다시 글 힘이 생깁니다.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흐느실, 외갓집 가는 길》은 고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음성이 고향인 사람도, 고향을 그리워하는 사람도 제 책이 안식처럼 스며들었으면 합니다. 또한 음성을 알고 싶거나, 모르는 사람에게 제 글들이 좋은 정보와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여행지로 길라잡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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