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을 버리려는 욕심》 민우기 저자 후기
민우기 | 2024-04-18 | 조회 409
1. 《욕심을 버리려는 욕심》을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대학 진학할 때에 망설이지 않고 국문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이유는 오직 하나, 시인이 되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쉬이 그 길을 걸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교단에서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그 꿈은 언제나 유효하였죠. 퇴직을 앞둔 몇 년 전, 차곡차곡 쌓아 두었던 시심의 문을 열었습니다. 젊어서 썼던 글들은 다 던져버리고, 한 갑자를 살아온 사람의 눈으로 새롭게 시를 써나갔습니다. 이제 그것들 중에서 골라내어 한 그릇에 담아 내놓습니다. 그리고 독자들의 많은 질책을 기다립니다. 이미 일가를 이룬 시인들에게는 어떻게 비칠지 모르겠지만, 오래전부터의 꿈을 비로소 이루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2. 《욕심을 버리려는 욕심》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모든 작품들이 그러하듯이, 시 역시 소통입니다. 하지만 현실 속에는 메아리 없는 외침도 많습니다. 평범한 독자들은 난해한 작품을 마주하면 당황하기 마련입니다. 시를 보는 눈이 얕은 저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익숙하고 편한 작품을 쓰고 싶었습니다. 많이 깊지 않으면 또 어떻습니까.
아울러 그동안 교단에서 입시 지도의 한계라는 핑계를 대면서, 분석하고 설명하느라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을 망쳤던 ‘국어 선생님’이 그 만행을 제자들에게 속죄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코로나라고 하는 사태가 오랫동안 사회적 교류를 제한했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시간 제 자신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때로는 재앙이 뜻하지 않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더군요.
애초에는 ‘시화집’을 낼 생각이었습니다. 시를 한 편 완성하면 제가 찍은 사진에 넣어 이미지를 만들었죠. 그리고 그것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그것들을 그대로 모아 책으로 내려고 하였는데, 뭔가 어색한 부분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한발 양보하여 현재와 같이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시상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머리로 가슴으로 다가옵니다. 날아가기 전에 붙잡아 두는 것이 어려웠는데, 핸드폰의 녹음 기능이 유용하였습니다. 그것을 컴퓨터에 옮겼죠. 그러다 보니 작가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육필 원고가 없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지은이의 입장에서 소중하지 않은 부분이 있을까만, ‘과욕’이라는 시가 이 책의 제목을 정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한 작품입니다. ‘과욕(過慾)’의 뜻도 ‘과욕(寡慾)’의 뜻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지요. 사람들은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누구나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자연에서 하나라도 더 가져갈 생각을 합니다. 저 또한 그렇지 않은지 되돌아봅니다.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시가 잘 써지지 않을 때는 당연히 쓰지 않습니다. 쥐어짠다고 시상이 떠오르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것과 관계없이 저는 산책을 즐깁니다. 그러다 보면 흐트러진 마음도 추슬러지고, 어떨 때는 관조하는 눈이 떠지는 것을 느끼기도 합니다.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이번에 발표하는 작품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시간의 흐름’입니다. 우주와 인류의 역사도 흐름이요, 한 인간의 생애도 흐름이죠. 오늘 이 순간에도 시간은 켜켜이 쌓여 갑니다. 우리는 그 흐름 속에서 또 조용히 흘러가는 작은 존재이기도 하지요. 제가 한 갑자를 살아냈다고 해서 노인이라고 하기에는 좀 어색한 시대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젊은이는 또 아닙니다. 그런 사람의 눈은 어떠한가. 한 번쯤 그 시선으로 흘러가는 세상을 느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전문은 https://blog.naver.com/barunbooks7/223419604735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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