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없는데 그대가 있습니다》 이태우 저자 후기
이태우 | 2024-03-29 | 조회 478
1. 《그대는 없는데 그대가 있습니다》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그동안 쓴 글들을 엮어 책으로 만드는 건 늘 의미 있는 일이지만, 이번 시집에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분들이 주신 글감으로 만든 시들이 있어 더 의미가 있습니다. 제 글을 아껴주시는 분들과 함께 만들었다는 생각에 더 특별한 보람을 느낍니다. 누군가의 가슴에 있던 단어들이 시로 다시 태어나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한다면 그것보다 큰 기쁨은 없을 것 같습니다.
2. 《그대는 없는데 그대가 있습니다》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오랜 세월 글에 대한 갈증을 느끼며 살아왔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꿈에 대한 갈증이기도 하죠. 세상에 휩쓸려 무던히 살아오며 가슴속 깊이 꾸깃꾸깃 접어두었던 꿈을 마흔이 넘어서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엔 저처럼 소중한 것을 마음껏 사랑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 분들이 제 글을 읽고 마음껏 우울하거나, 또는 작은 용기라도 내었으면 합니다. 어느 쪽이든 마음에 숨겨둔 소중함을 곱씹게 한다면 이 시집은 그 역할을 다했다 할 수 있겠습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이 시집에는 첫 시집을 엮을 때 제외했던 글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때는, 여물지 못한 감정이 배었다 여겼거나 문장에 아쉬움이 남았던 글들이었는데, 세월이 지나 다시 읽어보니 지금은 다시 느낄 수 없는 감정이 다시 적을 수 없는 문장이 담겨 있더군요. 이상한 기분이었습니다. 당시엔 부족하다 느꼈던 것들이 지금은 그만큼 충만할 수 없다는 것이.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이 시집의 제목인 “그대는 없는데 그대가 있습니다”입니다. 제 시의 가장 큰 주제 중 하나인 ‘그리움’과 가장 맞닿아 있는 문장이기도 합니다. 곁에 없는데도 함께 있는 것 같은, 그 허전하면서도 충만한 감정을 가장 잘 담은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글에 대한 갈증을 풀고자 거의 매일 글을 쓰다 보니 어느 순간 글이 잘 써지지 않는 순간이 오더군요.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감이 오지 않기도 하고요. 그때 저는 팔로워 분들의 힘을 빌렸습니다. 아무 단어나 던져 달라고 했죠. 당장 떠오르는 단어를요. 그렇게 그분들의 마음에서 건져 올린 단어들을 만나니, 그동안 제가 썼던 글들과는 다른 글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큰 도움이 되었죠. 그에 보답하기 위해 이름으로 만드는 시 ‘이름 시’를 선물하기 시작했는데, 그것 역시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주어진 단어나 이름으로 제약을 만들어 글을 쓰는 건 때로 고달프기도 하지만 재미있는 숙제처럼 여겨졌습니다. 덕분에 지금까지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괜찮지 않은데 괜찮아질 거라는 말을 들으면 더 막연해질 때가 있습니다. 힘든데 힘내라고 말하면 더 벅찰 때가 있습니다. 괜찮지 않은 여러분에게 괜찮지 않은 마음을 닮은 이야기를, 힘들어하는 여러분에게 쉬어도 된다는 말을 담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결국은 모두 자신에게 달린 일. 적지 못한 일기를, 전하지 못한 편지를 이 시집을 통해 대신 적고 대신 전하겠습니다. 괜찮아지면 충분히 쉬었으면 그때 여러분의 삶을 또다시 살아가세요. 지금까지 늘 그래왔던 것처럼.
7. 바른북스와 함께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 혹은 만족한 부분을 적어주세요.
무엇보다 책을 만드는 일이 함께하는 일이라 여겨져서 좋았습니다. 친절하고 세심하게, 매 순간 이 방향이 맞는지 되물어 주셔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아니라고 할 때도, 어려운 부탁을 할 때도 고개 젓지 않고 들어주셔서 기뻤습니다. 덕분에 아쉬움 없는 시집을 엮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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