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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날씨가 좋다》 김민재 저자 후기

김민재 | 2024-03-19 | 조회 428

1. 《오늘도 날씨가 좋다》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부끄럽습니다. 더 좋은 글을 쓰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요. 이야기는 무궁무진하고 하지 못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정말 좋은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서툴게 다룬 이야기도 있어요. 이번 단편집에서 차마 하지 못한 말들은 다음 책, 또 다음 책으로 낼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소설가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글에 담는 사람이니까요.

2. 《오늘도 날씨가 좋다》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말이 서툰 사람입니다. 남들 앞에서 뭔가 말하려고 하면 손발이 벌벌 떨리죠. 그에 비해 글이란 얼마나 좋습니까. 생각을 갈무리해서 적을 방법이 있다는 게 저한텐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차마 말로 표현하기 껄끄러운 문장도 글이라면 할 수 있죠.

어느 순간, 갑자기 떠오른 생각을 어딘가에 방류하고 싶단 마음이 생겼어요. 누군가는 노래방에 가서 시원하게 부르는 것이고 어떤 사람은 그림을 그리기도 하죠. 그게 저한테는 글이었습니다. 하나, 둘 적다 보니 이렇게 됐다는 말이 맞겠네요.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원래는 잘 쓰인 장편소설을 내려고 했어요. 스무 살 때부터 준비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깨달았죠. ‘아. 내가 능력이 안 되는구나.’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를 길게 풀어서 끝에 감동을 준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고 낙담했습니다.

지금 당장 서점을 가면 대부분의 책이 장편이죠. 이 정도면 대하소설이 아닌가 싶은 분량의 책들도 많아요. 최소 이십만 자의 책들을 보며 자신이 없어졌고 동시에 그들의 능력이 부러웠습니다. 그렇게 방황하던 와중 요산 김정한 선생님의 전집을 읽어봤어요, <옥심이>에 등장하는 천수의 대사에서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짧은 문단에 장편소설 이상의 감동을 담을 수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그때 마음먹었죠. 단편을 쓰자, 길게 잘 쓸 능력이 없다면 짧더라도 좋은 글을 쓰자고 말입니다. 아직 서툴지만, 꾸준히 쓴다면 언젠가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바라고 있네요.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쓰고 나서 기억에 남기는 것이 아닙니다. 기억에 남기려고 쓰는 것이죠. 위의 답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했는데, 그건 제 능력의 한계에 대한 아쉬움인 것이지 작품 자체에 대한 아쉬움은 아니에요. 하나하나가 다 소중한 이야기거든요. 안 좋은 작품이라면 안 좋은 대로, 좋다면 좋은 대로, 제가 끌어안고 가야 하는 것이죠.

나쁜 기억이라고 지울 수 있고 좋은 추억이라고 항상 그것만 떠올리며 살 수는 없으니까 말입니다.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제 집필 시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하루에 두 시간, 길면 세 시간을 조금 못 채우죠. 이런 생활의 장점은 하루를 다양한 경험으로 채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점이라고 말하기엔 좀 그렇지만 공교로운 것은 이런 생활로 작품을 쓰려면 매일매일 써야 해요. 하루도 쉬면 안 되죠. 작품이 전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면 펜을 들고 종이에 어떤 말이라도 끄적여야 해요. 이런 지론으로 말하면 안 써지더라도 써야 합니다. 썼다가 지웠다가. 이 말도 써보고 저 말도 써보고. 왜 우리도 힘든데 그냥 살잖아요. 펜을 내려놓을 생각이 아니라면 계속 써야 한다는 생각으로 밀고 나간 거 같아요.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아마 읽다가 중간에 덮으실 분들도 있을 겁니다. 당장 친구한테 첫 습작을 보여주자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전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듣고 보니 이거 참 졸작이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네요. 그러니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 사람이 무슨 생각으로 이걸 썼다고 추측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입니다. 이 책은 말하는 것과 동시에 질문하는 책이거든요. 저조차 모르는 것을 알아나가고 싶은 마음에 쓴 것이죠. 그건 독자님들이 알려주실 수도 있고 제가 살면서 배울 수도 있습니다.

 

전문은 https://blog.naver.com/barunbooks7/223388332243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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