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발명》 정석영 저자 후기

정석영 | 2022-04-06 | 조회 787

 

1. 《현장발명》을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창의력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능력이고, 발명은 그 아이디어가 경제적 이익이 될 수 있도록 한 단계 더 높이는 산업적 예지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저자를 사례로 들어 현장기술자들을 발명의 세계에 입문하도록 이끌 목표로 집필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독서에 소모되는 시간보다 더 큰 가치를 주어야 하는 책의 소임을 생각하면서는, 입문에서 더 나아가 정착과 안정에 무게중심을 두는 쪽으로 목표를 수정했습니다.

지난 8년 동안 2권의 ‘특허법 일반’을 저술하여 각각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직업훈련교재와 서울시교육청의 인정교과서로 출간하여 호평을 확인한 후, 《현장발명》이라는 표제로 이 책을 출간하게 된 것은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단계적 대안이었습니다. 전문 작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과정을 거쳐 탈고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늦은 출간이 4차 산업혁명의 지식산업 중시 시기와 부합되기에 그간의 노력은 오히려 보람으로 다가옵니다.

이 책에는 지난 50년간 현장기술에서 시작하여 발명, 특허, 분쟁, 그리고 그로부터 체득한 노하우를 기술과 발명에 피드백 한, 대한민국 명장의 평생 체험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이 시대 의기소침하게 움츠러든 신세대에게 생동감을 줄 길라잡이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하면서 이제 세상을 향해 출간합니다.

2. 《현장발명》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발명·특허 세계의 전정한 내면을 모르고 기술자들이 섣불리 특허라는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면 거의 대부분 암울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저자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저자는 그 암울의 원인이 무엇인지 기술의 한계를 넘어서까지 파헤치는 피나는 노력을 했습니다. 그 결과 법률과 기술의 경계면을 통찰하게 되면서 현장기술자들에게 알려야 할 몇몇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를 심층전수 수준의 체험적 경험칙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무릇, 현장기술인이 발명으로 성과를 올리기 시작하면 대체로 두 방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기술계 동료들로부터 질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족적 분위기이되 실질적인 주인이 없는 조직이거나 또는 단체 형태의 직장에서 극소수의 발명가가 돌출되면 이러한 질시에 접하기 쉽습니다. 직무발명에 관한 내부평가가 이에 해당됩니다.

두 번째는 산업계와 마찰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 마찰은 주로 다툼을 통한 법률 세계에서 승패로 가려지기 때문에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깁니다. 특허침해에 관한 사건이 이에 해당됩니다. 질시는 발명가의 숫자가 많거나 오너의 의지가 확실하면 감경됩니다. 다툼은 강한 발명을 만들면 사전에 예방될 수 있습니다.

이 책이 내용 면에서 심층적으로 깊게 다루는 것은 이러한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예방할 지식을 온전히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결론적으로 현장기술인 모두가 발명가로 되도록 관심을 이끌면서 특허분쟁 지식에 기초한 강한 발명 기법을 전수하고, 더 나아가서는 기업과 종업원이 공존 발전하게끔 바람직한 보상으로의 마인드 변화를 안내합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저자는 소기업 10년을 거쳐 공공기관 30년으로 정년퇴직한 후, 다시 고용노동부의 대한민국 산업현장교수로 위촉되어 10년째 재직 중인 현장기술자입니다. 산업현장교수는 대학교수와 달리 국가예산으로 기업을 방문하여 기술지원을 하는 교수입니다. 최일선 현장의 성인 전문기술인을 대상으로 자신이 지닌 고도의 현장기술 역량을 전수하는 특수한 직무를 수행합니다.

그중에서도 저자는 현장기술로부터 발명을 추출해내거나, 현장기술인과 변리사 사이의 갭에서 발명을 확장하는 기술지도를 하거나, 연구개발 과정에서 기술과 특허가 일치되도록 코디네이션을 하거나, 연구개발(R&D) 사업계획서 작성을 직접 컨설팅하는, 발명카운슬링 직무를 주특기로 합니다.

저자는 10여 년간 대기업과 치른 약 40건의 특허분쟁으로 인하여 오랜 기간 절망적인 나락에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절망에 이르도록 속속들이 파헤쳐본 그 고난의 과정이 고도의 교수활동과 발명활동, 그리고 창업까지 하게 된 밑거름이 되었으니, 그 과정에서 희로애락을 모두 겪은 셈이 되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독자들은 저자처럼 부침을 겪지 않고도 일정한 목적을 안정적으로 이룰 것이라 기대합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현장발명’은 정반대의 뉘앙스를 지닌 ‘현장’이라는 단어와 ‘발명’이라는 단어가 결합된 복합용어입니다. ‘현장’은 정밀과 신뢰를 전제로 하는 유형의 물질세계인 반면, ‘발명’은 아무렇게나 생각을 해도 누가 뭐랄 수 없는 무형의 사상세계인 점에서 서로는 반대의 성질을 지닙니다.

《현장발명》이라는 표제는, 현장 사람들도 조그마한 마인드 변화 하나만으로 얼마든지 발명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희망의 사다리가 실현될 수 있다는 함축적 의미를 지닌 메시지입니다.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특허법과 해석의 원론적인 이론은 인터넷, 서적, 판례 등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어서 제도 인용에서는 이를 편집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다만 중용의 관점에서 법률과 기술의 현실적 체험, 그리고 현장기술인과 기업경영인의 마인드를 반영하여 실용적 이론을 아울러내는 집필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저자와 독자가 한 세대의 연령 차이가 난다는 점을 감안하여 세대 간의 반응을 보면서 용어의 이해도를 살피고 교정을 하는 것도 난도 높은 작업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기업이 얼마나 실질적인 발명에 목말라하는지를 새삼 확인하였기에 알찬 내용으로의 편찬 의지가 이로부터 더 확고해지기도 했습니다.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는 일단 덮어두고 다른 일을 했습니다. 의식적으로 맥을 끊고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해보기 위해서이죠. 그러다 보면 다른 표현이나 우회적인 표현 내지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 해결이 되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중단된 기간 동안 새로운 체험이 쌓여 안목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글의 맥을 잡을 때는 주로 이른 새벽이나 심야에 잠에서 깨었을 때의 생각을 메모하는 방법을 썼습니다. 늘 머리맡에 메모지와 펜을 두고 비록 잠결이라도 생각이 나면 불 꺼진 어두운 상태에서 메모를 하는 방법이죠. 이는 대부분의 발명가들이 이용하는 관습이기도 합니다.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어떤 분야든 문제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해법이 있기 마련입니다. 포기는 극단의 부정적인 해법이고, 발명은 최선의 긍정적인 해법입니다. 일반적으로 타협과 창의는 그 사이에서 절충한 결과입니다. 《현장발명》이라는 표제는 기왕이면 현장기술자가 참여해서 최선의 긍정적인 발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라는 메시지입니다. 현장에서 발생된 문제의 해답은 바로 그 현장에 있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기술을 배우면 일생을 무난하게 살 수 있습니다. 기술의 존재는 자격증으로 증명되므로 많은 사람들은 자격증 수준을 높이려 애를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격증은 60점 이상이면 취득할 수 있듯이, 자격증만으로 남다른 경제적 사다리로 오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경제적 사다리는 그 발판에서 도약하는 창의적 역량이 있어야 비로소 어느 순간 펼쳐집니다.

경제적 사다리란, 일정한 수익이 저절로 들어오는 파이프라인,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경제적 자유, 그리고 굳이 한 직장에 매달리지 않는 파이어족으로의 경지를 말합니다.

창의력은 어떻게 키우느냐. 궁하면 통한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이 시대에 어떠한 것이 궁핍한 생활인지를 전 계층에 공통된 예로 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음으로 궁핍을 찾는, 즉 현장의 일상에서 불편함을 찾는 것은 비교적 쉽습니다. 궁핍을 찾는 마음으로 사물을 보면 해결해야 할 과제, 즉 적시적소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입니다. 성공에 도달할 때까지 때로는 궁핍한 마인드를 가져보기를 권합니다.

저자의 경험 철학에 의하면, 혼을 심는 노력 없이 지름길로 달려가서 성공에 다다르고 그 자리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모방도 지름길이겠지만 아이디어를 추가하지 않은 모방으로 안정적인 정착을 기대하는 것은 옛말입니다.

어떤 분야든 집중할 대상을 찾아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결실을 맺을 때, 일정한 수익이 저절로 들어오는 파이프라인이 만들어집니다. 시일이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처럼 시일이 걸리는 것 자체가 정직한 사회를 만드는 원천이고 자신에게는 궁극적인 희열로 결실이 맺어집니다.

7. 바른북스와 함께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 혹은 만족한 부분을 적어주세요.

바른북스를 방문한 날 만난 대표님의 첫인상이 참 좋았습니다.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인 원고여서 기왕이면 제대로 된 책으로 출간하고자 출판사를 찾던 중 대표님을 만났는데, 출판과정의 설명과 출간된 사례들을 보여주면서 내지와 재질, 표지와 내지 디자인 등을 세세히 설명하는 내용을 듣고 믿음이 들었습니다. 표지 디자인 등의 실무 작업을 정성껏 해주신 담당 편집자님, 디자이너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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