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너, 기다리는 나에게》 하혜련 저자 인터뷰

하혜련 | 2021-12-13 | 조회 579

 

1. 《떠난 너, 기다리는 나에게》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아주 멀고 어려운 꿈처럼 느껴지는 일이 이뤄진 거 같아 설레고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런 말이 없다가 책 출간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 친척, 친구, 지인들의 축하격려로 기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더욱더 책을 읽고 정리하며 가까이하는 삶을 부지런히 챙겨 살고 싶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2. 《떠난 너, 기다리는 나에게》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힘든 일이 지나간 후 책을 읽을 수 없는 시간과 책만 바라본 시간을 통과했습니다. 아무런 말도 만남도 위로가 되지 못할 때, 책 속으로의 외롭고 고독한 시간을 보냈는데요. 그냥 읽는 데 머무르지 않고, 매듭을 지어가듯 하나씩 정리하는 책들을 통해 깊은 위안과 힘을 얻었습니다. 그런 작은 흔적들이 꽤 쌓여갔습니다. 이제는 과거가 되어버린 그 시간 속에서만 터져 나온 고백들을 특별한 시간의 책 읽기로 묶고 싶고, 그 시간들을 완결시켜 저 스스로 넘어가고 싶었습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몇 년 전부터 블로그에 읽은 책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쓴 글이지만 몇 년 전 글이고, 쓸 당시에는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니었기 때문에 구어체의 문장들과 이해하기 힘든 감정 섞인 글들이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지금의 내가 다시 쓸 수도 없고, 그때의 글을 인정하며 고쳐야 했습니다. 문어체로 다시 수정하면서 제 글이 맘에 안 드는 날에는 좀 힘들었지만, 묶고 정리하면서 제 감정에 대해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떤 글을 고칠 땐, 그때 처음 책을 읽을 때의 제 느낌과 감정이 고스란히 다시 재현되는 듯했습니다. 책을 쓰고 있는 현재의 내가 글을 썼던 몇 년 전의 나를 다시 만나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책 속에 출근을 하다가 택시 안에서 본 무당벌레 이야기가 있습니다. 남의 눈에 잘 안 보이지만 유독 내게는 크게만 보이는 이유가 있게 된 날을 적어두었습니다.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글이 엉망처럼 느껴진 날엔 그 글을 썼을 때의 저를 떠올렸습니다.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나와 얼마나 다르며,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생각하면서 저 자신에 대해 더 관대하고 여유로워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책 이야기만 하려고 했습니다. 한 치과의사의 독백적 책 읽기로 글들을 전개해갔습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조차 동생 이야기는 넣지 않고 저의 괴로웠던 마음 상태만 묘사했습니다. 책의 내용을 고쳐가던 중,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 아픔과 그리움과 기다림에 관한 내용인데 동생 이야기를 슬쩍 숨기고는 이해받을 수 없겠구나 고민했습니다. 친한 사람들조차 알지 못한 동생의 상실이란 비밀스러운 아픔이 오픈되기까지 많이 어려웠습니다.

다 써놓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동생의 상실이라는 상황을 문장 속에 간단히 넣고 고치던 날이 가장 기억에 남을 거 같습니다. 글은 진실이라는 전제 위에 저의 감정을 쏟아내는 것임을 배웠습니다.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독백적 책 읽기로 나열되는 책들은 제가 읽은 책의 일부분입니다. 추천도서나 양서가 결코 아니지요. 제가 특정 시기에 좋게 읽었다고 독자분들에게 다 감동적으로 다가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냥 저의 시간 속에서 바람처럼 머문 책들입니다. 제가 의미부여를 하며 다시 힘내고 잘 살고자 열심히 읽었던 책들인 거죠. 다만 책이 읽히면서 개개인에게 책 지도가 만들어진다는 상상을 해볼 때, 저의 경험이 하나의 예시로 보이길 바랍니다.

제가 위로를 얻었던 어떤 한 조각 같은 문장이 읽으시는 분의 아픈 경험에 다정한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책을 읽음으로 어떻게든 아픔을 풀어보려 하는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가서 닿기를 바랍니다. 책이 날개가 있다면 훨훨 날아 외로운 이의 곁에서 잘 머물고, 소중히 간직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독자분들 모두가 한 번쯤은 자신만의 읽기 여정이 만드는 지도를 상상하며 그 걸음을 더욱더 즐겁고 단단하게 만들어가시길 바라봅니다.

7. 바른북스와 함께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 혹은 만족한 부분을 적어주세요.

평범한 제가 부족한 모습으로 상담하러 갔을 때 따뜻하게 상담해주신 편집장님을 비롯해서 매 단계마다 제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진행이 자연스럽게 되도록 이끌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책이 어떠한 모습으로 되었으면 하고 바라지도 못했는데, 제가 상상했던 것의 몇 배로 예쁘게 마무리되어 기쁩니다. 표지가 결정된 날, 본문에 디자인이 입혀져서 도착한 날을 떠올리면 좋아했던 제가 생생히 떠오릅니다. 시간이 갈수록 고쳐지면서 나아졌던 모든 것들로 인해서 제가 오히려 큰 감동을 먼저 받곤 했습니다. 예쁜 책으로 탄생할 수 있도록 꾸며주신 모든 손길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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