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한류, 중국보다 화끈한 브라질로 가자》 권영상 저자 인터뷰
권영상 | 2021-09-23 | 조회 787
1. 《포스트 코로나 한류, 중국보다 화끈한 브라질로 가자》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3년간 두어왔던 바둑을 한 번에 몰아서 복기를 한 기분이다. 프로기사처럼 정확하게 수상전을 다 기억해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당초 남미 한류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브라질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넓히려는 출간 의도는 충분히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책을 쓰면서 이게 좀 부족했었구나, 나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다. 또한 그때 이렇게 했으면 더 좋은 길이 있었네 하는 아쉬움도 느꼈다. 기회가 있다면 ‘브라질로 간 한류가 10년 후에는 어떤 모습이 됐을까?’를 주제로 삼아서 보다 완성도 높은 후속작을 내고 싶다.
2. 《포스트 코로나 한류, 중국보다 화끈한 브라질로 가자》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집필과정에서 겪은 3번의 변곡점을 책 제목에 고스란히 담았다. 처음 브라질에 대한 책을 써보겠다고 생각한 것은 문화원장으로 부임을 준비하던 시기였다. 포어라는 언어적 장벽 때문에 브라질 정보를 인터넷이나 한글 인쇄본으로 찾아보았지만, 자료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마저 낡아서 쓸만한 내용이 거의 없었다. 브라질에 대한 경험을 잘 정리해서 책을 내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 변곡점은 브라질에 머물렀던 시기에 겪었던 남미 한류 열풍과 함께 왔다. 남미에서 케이팝 등이 인기를 끌면서 서로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자못 달라졌다. 한류가 양국 간 교류의 물꼬를 터주었다. 한국에서도 남미 브라질에 관심을 갖고 문화 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책의 콘텐츠도 이러한 흐름에 따라 브라질을 소개하는 것보다는 한류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남미 브라질에서 한류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담게 되었다. 글쓰기도 한류가 순풍에 돛을 달고 남미로 뻗어갈 수 있도록 노를 젓는 흥겨운 마음처럼 경쾌했다.
그러나 팬데믹은 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순항할 것 같은 한류가 코로나19라는 폭풍을 만나 좌초의 위기를 맞았다. 한류를 남미로 확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금의 위기를 이겨낼 돌파구를 찾는 일이 더 절박해 보였다. 결국 이 책은 한류의 비전을 제시하고 절망의 벽을 넘는 길을 찾는 일까지 떠안게 되었다. 왜 남미 사람들은 한류를 좋아할까? 초심으로 돌아가 그들의 눈으로 살펴보았다.
남미는 처음부터 언컨택트로 케이팝을 접했다. 온라인 한류가 결코 낯설지 않다. 자유의 공기가 충만한 남미는 중국보다 한류가 뿌리내리기에 좋은 토양을 갖고 있다. 우리가 몰랐던 남미 브라질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류의 답이다. 지금부터 준비하면 얼마든지 기회의 창을 열 수 있다는 역발상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처음부터 집필을 염두에 두고 자료나 사진을 모아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초고를 만드는 데에만 8개월을 보냈다. 이마저 저장을 잘못하는 바람에 원고를 몽땅 날렸다. 거금을 들여 복구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포기하는 걸로 거의 맘을 굳혔다. 그러나 "형, 나도 책 쓰고 싶었는데 못했어. 책을 쓰다니. 멋지다. 멋져! 한 권 살게요." 하는 후배들의 진지한 질문과 호기심 앞에 차마 포기했다는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끝까지 기억을 되살려 책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돌이켜 보면 그게 격려이자 나를 달래는 힘이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이 책에서는 남미 브라질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한류 비즈니스 아이템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는 제4장 〈한류, 그들이 좋아하는 걸 파고들자〉와 남미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비즈니스 노하우를 실은 제5장 〈알면 쉬워지는 남미 한류 비즈니스〉를 하이라이트로 꼽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하면 문화원 건립기 〈권 원장, 낼 개원식 할 수 있겠어?〉이다. 비록 에피소드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브라질에 10년을 살아도 이보다 생생한 비즈니스 체험기는 없을 것이라고 감히 자부한다. 이민을 생각하시거나 현지에서 사업을 준비해야 하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일독하시기를 권한다. 기존 브라질 도서에서 찾을 수 없는 정보를 담고 있다.
한류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수십 번을 고쳐 썼던 구절과 한류가 한국의 발전사에서 어떤 가치를 갖는지를 고심하면서 기술했던 문단에 애착이 많이 간다.
이제 10억 인구가 갖는 중국시장에 대한 환상과 집착에서 벗어나면 좋겠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한류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사람이 중시되는 열린 세계에 뿌리를 내려야 글로벌 문화로 발돋움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전쟁과 가난을 딛고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베푸는 나라가 된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이다.
이제 한강의 기적, 나눔의 기적을 공감의 기적으로 이어가야 한다.
팬데믹은 한류가 팔로우가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삶을 풍부하게 만드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시간이다.
이번 기회에 콘텐츠, 기술력, 플랫폼까지 한류 생태계를 몽땅 바꿔야 할 것이다.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글이 안 써지면 저는 글을 제대로 쓰는 방법을 담은 책을 읽는다. 특히 정민 교수의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은 몇 번을 들춰봐도 좋다. ‘생각을 정돈해 끊임없이 살펴보라’ ‘자료를 참작하여 핵심을 뽑아내라’ 이를 하나하나 곱씹고 되뇌다 보면 어떤 답답한 상황 속에서도 숨통을 틔우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었다.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아직 브라질을 먼 나라, 먼 이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브라질을 알면 알수록 안전하고 매력적인 나라이다. 중국시장 없는 한류는 생각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더 많다. 시장만 보면 중국과 브라질은 비교가 불가능한 넘사벽일 수 있다. 그러나 문화적 장벽이 없는 브라질이 중국보다 가깝다. 브라질에 대한 생각을 바꾸면 한류도 한국도 분명 달라질 것이다. 이 책이 남미에서 미래를 준비하려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7. 바른북스와 함께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 혹은 만족한 부분을 적어주세요.
편집자와 소통에 막힘이 없고 시원시원하다. 편집이나 디자인에 대해 궁금한 점을 보내면 정말 신속하게 피드백을 주는 점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