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지만 서울대 다녀오겠습니다》 서정원 저자 인터뷰

서정원 | 2021-09-23 | 조회 923

 

1. 《늦었지만 서울대 다녀오겠습니다》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조용한 동네 카페의 구석진 자리에 앉아 첫 챕터의 첫 문장을 쓰기 시작했던 기억이 나네요. 수십 번도 넘게 문장의 표현 방식과 단어를 고쳐가며 첫 문단을 완성하고 나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출간은 어렵겠구나.’ 마음속으로 상상만 하던 책 집필 과정과 현실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있었어요. 3년 전부터 책 내용을 구상해왔던 터라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줄 알았지만 오히려 매 순간이 고비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가 아니면 책을 집필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에 지금 이 순간에만 집중하며 한 글자 한 글자 적어 내려가다 보니 어느새 한 권의 책이 완성되어 있더라고요. 결코 쉽지 않았던 과정을 거쳐 제 이름이 새겨진 책을 출간하게 된 만큼 가슴이 벅찹니다.

2. 《늦었지만 서울대 다녀오겠습니다》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두 가지예요. 첫 번째 계기는 저처럼 늦은 나이에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모든 분들께 희망을 전해드리고 싶어서 이 책을 집필하게 됐습니다. 친한 후배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어떤 일에 도전해보고 싶은데 나이가 많아서 용기가 안 나요.”예요. 저보다 한참 어린 동생들이 그런 고민을 안고 있다는 게 참으로 안타깝더라고요. 물론 저 또한 서울대에 입학하고 나서 한동안 불면증을 앓았었어요. 남들보다 뒤처졌다는 생각에 잠이 오지 않더라고요. 특히 나이를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20대 후반에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제가 한심해 보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늦게 도전한 사람에게만 보이는 세상이 펼쳐졌고, 그것을 기반으로 저만의 스토리가 만들어졌어요. 그 덕분에 한참이 지난 후에야 이루어질 것 같았던 책 출간 목표가 예상보다 일찍 달성됐습니다. 주변 친구들 중에서는 가장 먼저 책을 출간하게 됐고요. 인생을 살면서 한 사람이 걸어가야 할 길은 여러 개가 있는데, 하나의 길에서 늦어졌다는 사실 때문에 또 다른 길에서는 앞서가기도 하더라고요. 지금이야 누구보다 앞서고 싶지도 않고, 뒤처지고 싶지도 않고, 그저 제 길을 가고 싶지만요.

두 번째 계기는 서울대 동생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배운 점들을 세상과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스물여덟 살 누나 또는 언니가 20대 초반의 동생들에게 ‘인생’을 배웠다고 하면 믿어지시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서울대에 입학하기 전까진 서울대 동생들에 대한 약간의 편견을 갖고 있었어요. 공부밖에 한 게 없으니 공부밖에 모를 것 같았어요. 하지만 서울대에서 만난 동생들은 저보다 나이 많은 선배도 알려주지 못한 것들을 저에게 알려주곤 했어요. 공부에 대해서든, 인생에 대해서든, 삶에 임하는 모습 자체로 저를 깨닫게 했어요. 제가 얻은 깨달음들을 좀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책을 쓰게 됐습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책을 집필하면서 좋았던 점은 추억하고 싶은 순간 속으로 깊숙이 들어갈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서울대 재학시절 찍었던 사진들은 제 휴대폰에 저장돼있는 것만 해도 수백 장이 넘어요. 서울대를 졸업하고 나서 가끔씩 그 시절이 그리울 때면 사진첩을 열어보곤 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사진을 들여다봐도 머나먼 과거의 일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심지어 제가 직접 경험했던 일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추억을 구경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진에는 그때의 모습을 담을 수 있을지언정 그때의 감정과 생각을 담을 수는 없기에 표피적으로만 추억 여행을 떠나는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서울대에서 있었던 일들을 토대로 글을 쓰다 보니까 특정 시점의 경험을 세세하게 떠올리게 됐고, 그 당시 가졌던 모든 감정과 생각이 하나둘씩 되살아나면서 과거의 나날들이 현재 시점에 재연되는 듯했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시기를 몇 번이고 다시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줬던 ‘글쓰기’에 고맙다고 하고 싶을 정도였죠. 한 권의 책을 쓴다는 게 분명 어려운 일은 맞지만 글쓰기가 주는 기쁨 때문에 지난한 과정을 잘 견딜 수 있었습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빛바랠지언정 잊히지 않을 모든 순간들에게 말하고 싶다.

서른 즈음의 나를 다시금 설레게 해줘서 고마웠다고,

20대의 마지막을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에필로그 중에서

에필로그의 마지막 문장에 가장 애착이 갑니다. 책 원고를 쓴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개인적으로 여러 글들을 많이 써 왔습니다. 그런데 저는 여태껏 제가 글을 쓴다고 생각했었어요. 글을 쓰는 유일한 주체는 저라고 생각했던 거죠. 하지만 이번에 책을 집필하면서 느꼈던 점은 저에게 영감을 선사한 순간들이 있었기에 제가 글을 쓰게 됐다는 사실이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저의 머리에서 나왔다고 생각했던 문장들을 다시 곱씹어보니까, 소중한 순간들이 세워놓은 뼈대에 저는 그냥 이런저런 단어들을 덧붙였을 뿐이더라고요. 그래서 이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순간들에게 저의 진심을 전하고 싶었어요.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글이 잘 써지지 않는 이유는 독자들 눈에 어떻게 비칠까를 생각하면서 글을 꾸미려고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표현을 쓰면 유치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나의 견해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어떡하지?’ 등등 온갖 사념에 휩싸이는 순간, 머리가 하얘지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고요. 이런 사실을 깨달은 후로는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마다 저의 ‘진심’에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했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있는 그대로 원고에 옮겨놓고 어색한 표현만 다듬었죠. 그렇게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집필 속도가 빨라지고, 글이 잘 써지지 않는 순간들도 줄어들더라고요.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대학교 캠퍼스를 배경으로 한 책이지만 궁극적으로 ‘인생’에 관한 이야기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단순히 제가 경험했던 일들을 나열한 책이 아니라 서른 즈음에 가졌던 생각과 감정을 진솔하게 풀어낸 책이기에 어느 연령대의 독자분께서 읽으시더라도 유의미한 시사점을 도출해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는 문장들을 정성스럽게 읽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겠지만 그 이면에 담긴 저의 진심도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7. 바른북스와 함께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 혹은 만족한 부분을 적어주세요.

책 출간은 이번이 처음이라 하나부터 열까지 모르는 것투성이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잘 알고 계신 바른북스 대표님과 담당 편집자님께서는 출판 진행과정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 주셨습니다. 제가 열 번도 넘게 이메일을 보내 궁금한 점들을 여쭤봤지만 언제나 친절하고 신속하게 답변을 보내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책 출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고, 답답한 부분 없이 모든 단계를 밟아나갈 수 있었죠.

그리고 책 내용 수정 기회가 제한적일까 봐 걱정했었는데 맞춤법 수정 단계, 한글 파일 확정 단계, 내지 디자인 단계 등 각 단계마다 본문을 수정할 수 있어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저의 첫 번째 책 출간을 바른북스와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고요, 두 번째 책 출간도 바른북스에서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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