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바라보는 법》 이평수 저자 인터뷰
이평수 | 2021-06-09 | 조회 705
1. 《달을 바라보는 법》을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해묵은 숙제를 끝낸 기분입니다. 그러면서 무심코 흘려보냈던 과거 시간의 한 도막을 거실 장식장에 세워 놓은 듯한 느낌입니다. 책을 쓰는 사이에 시간의 흐름, 삶의 의미, 나의 정체성 같은 것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이 책이 제 삶의 한 획을 긋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후련하면서도 뿌듯합니다.
2. 《달을 바라보는 법》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그동안 여행기 중심의 블로그를 운영해 왔습니다. 이름난 여행지를 다녀오는 것뿐만 아니라 제게는 일상생활이 모두 여행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장에 다녀오는 것도, 뒷산에 오르는 것도, 병원에 다녀오는 것도 모두 여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행이 끝나면 블로그에 여행기를 올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분량이 늘어났고 그 내용을 책으로 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쓰려면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그러니 늘 이런저런 생각에 골몰해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물이나 현상을 볼 때 주의를 기울이는 버릇이 생겨났습니다. 관찰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느낌을 정리하는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들에 싫증을 느낀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재미있고 흥미로웠습니다. 특별히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습니다만 그냥 쓰는 것이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블라디보스토크 여행기 속에는 내 부모님이 겪으셨던 아픈 과거가 들어 있습니다. 당시를 사셨던 분들이 흔히 겪는 아픔이었지만 어린 아들 셋을 차례로 떠나보내셨던 우리 어머니는 평생 한을 품고 사셨습니다. 그 한 많은 어머니의 삶과 블라디보스토크 일대에서 가난과 핍박 속에 살아가던 우리 동포들의 삶을 오버랩시킨 것이 〈질경이〉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글이 잘 써지지 않으면 쓰기를 멈추고 바깥나들이를 했습니다. 시장, 마을 골목, 천변, 뒷산 등 그저 아무런 생각 없이 아무 곳이나 돌아다니다 들어오곤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다시 책상에 앉아 궁싯거리다 보면 어느 사이, 새로운 생각이 떠오를 때가 많았습니다.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이 책에는 심오하거나 현학적인 내용은 담겨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요긴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일상에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것들을 스냅사진 찍듯 나열해 놓았습니다.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할 정도의 공감을 얻어 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독자와 저자와의 소통이 이뤄지는 가운데서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좀 더 관조적으로 우리네 삶을 바라볼 수 있을 테니까요.
7. 바른북스와 함께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 혹은 만족한 부분을 적어주세요.
세밀하고 자상하면서도 창의적인 편집 솜씨에 감탄했습니다. 책을 내고자 생각한 후에 여기저기 출판사를 기웃거리다가 정말 우연히 ‘바른북스’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제게는 잊지 못할 행운이 되었습니다. ‘바른북스’는 제 창작 욕구를 강화시킨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