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가족》 김민중 저자 인터뷰
김민중 | 2021-04-28 | 조회 605
1. 《스파이 가족》을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우리끼리 즐겁게 시작한 일이 좋은 결과를 얻어 어엿한 책이 되었으니 정말 기쁩니다. 우리의 노력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아 기쁘고 이만큼 해준 아이들이 대견하고 고맙습니다. 사실 시작은 미약하고 과정도 집단 최면에 가까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는데 ‘무작정 도전’ 정신으로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한 일이 괜찮은 결과를 얻게 되어서 뿌듯하고 자랑스러워요.
책을 출산에 많이 비유하는데 정말 산고가 큰 만큼 책이 예쁘게 잘 나와서 만족하고 사랑스럽습니다. 지금도 코로나로 우울한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즐거움과 감동을 얻고 마음의 치유에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우리 책이 좋은 책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좋은 영향을 주면 좋겠습니다.
2. 《스파이 가족》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새롭게 부임한 학교에서 첫 제자들과 뭔가 뜻깊은 일을 하나 이루고 싶었고 작가로서도 발달 과업 하나를 완수하고 싶었습니다. 원래 제자들과 해마다 책을 쓰는 프로젝트를 해왔는데 올해도 좋은 책을 쓰고 싶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가 덮쳐 학생들을 만나지도 못하고 책 쓰기에 대한 안내를 제대로 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전화위복으로 여겨 우울함과 답답함을 시로써 승화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사명감이 들었습니다.
밝고 활기차게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의 우울감과 답답함을 치유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상황을 시로 표현하는 전무후무할 경험은 안타깝지만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코로나로 시작하여 일상에서 감동을 찾아보자는 작은 프로젝트를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쓰다 보니 점차 아이들이 시의 맛을 알게 되고 빠져들어서 작가로서의 한 걸음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한 반의 아이들이 제각각이라서 열심히 쓰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아이들도 많지만 사실 쓰기 싫어하고 게으름 피우고 반항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몇몇 학부모들의 시를 강제로 쓰게 하는 것이 싫다, 아이가 학교 가기 부담스러워한다는 말까지 듣고 정말 답답하고 가슴이 많이 아팠어요. 물론 아이가 좋아한다는 말씀이 훨씬 많았지만 몇 분이라도 그런 말을 들으니까 힘이 빠졌지요. 내가 뭐하러 이걸 하나 하는. 그런데 활동을 거듭하면서 내가 애정을 기울여 가르치니까 그런 아이들도 시의 재미를 알아가면서 누구보다 더 열심히 쓰는 것을 보고 이게 틀린 길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서 다행이었죠.
책을 만들 때 기억나는 것은 대충 글은 다 완성이 되었고 최대한 아이들 그림을 많이 넣어서 책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에 자기 삽화를 스스로 그리게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진척이 안 되는 겁니다. 그림은 수준이 정말 천차만별이라 누구는 금방 그려내는데 누구는 손도 못 대요. 그래서 그림 때문에 막판 작업이 늦어져서 좀 힘들었고 그림이 많이 들어간 학생도 있고 적게 들어간 학생도 있어서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선생님은 머리카락은 날마다 빠지는데 눈썹은 날마다 늘어나서 불쌍하다’는 시가 있어요. 이게 정말 대단한 게 뭐냐면 보통 아이들이 선생님을 유심히 관찰해도 그런 생각까지 하기가 참 어려워요. 그냥 선생님이 대머리다 정도로 끝나는데 거기에 그치지 않고 눈썹을 같이 넣어서 생각이 한 단계 더 나아갔잖아요. 그러니까 모두에게 큰 웃음과 함께 세심한 관찰력으로 공감의 감동을 주게 되는 작품입니다.
이런 작품이 꽤나 많아요. ‘엄마와 아빠가 싸우는데 내가 혼을 못 낸다.’ 이런 것도 정말 가슴에 와닿잖아요. 아이들이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경험을 통해 문학의 본질을 이해하고 세상을 아름다운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을 제가 깨닫게 해준 것 같아 참 뿌듯합니다.
5. 열심히 작품을 만들어준 작가의 서재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주세요.
처음 해보는 생소한 일이고 분명히 지루하고 힘들고 그만두고 싶은 때도 많았을 텐데 그래도 선생님을 믿고 끝까지 함께해서 좋은 책을 만들게 되어 정말 자랑스러운 아이들입니다. 이제 우리의 첫 작품집을 냈으니 앞으로도 글쓰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더 노력해서 계속 책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대단한 작가가 될지도 모르잖아요?
별로 좋은 것도 없는 선생님이지만 꼭 책을 만들어줄 거라는 약속을 지켰으니 대단하지 않냐? 그리고 너희들이 선생님보다 먼저 작품집을 냈으니 솔직히 부럽다야. 하하. 꼬마작가들의 첫출발을 축하합니다.
6. 바른북스와 함께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 혹은 만족한 부분을 적어주세요.
꼼꼼한 편집에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편집자분이 정말 세심하게 하나하나 손보면서 중간 과정을 일일이 알려주고 의견을 물어봐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나중에는 심지어 귀찮기도 했지만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얼마든지 계속해서 좋은 책 만들고 싶은 고마운 마음이었어요. 왜냐하면 수정을 거듭할수록 실제로 책이 좋아지는 게 보였으니까요. 출판사가 최신 트렌드에 밝다는 느낌도 들어요. 책에 들어간 글자체가 좀 생소하다 싶었는데 어느 순간에 보니까 그 글자체가 요새 방송이나 유튜브에 아주 많이 나오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서 역시 출판사가 최신 유행에 민감하고 앞서가는구나 느꼈어요.
그리고 대표님도 책에 대하여 전문 지식이 풍부하시고 냉정하면서도 정확한 판단력에 추진력도 좋았어요. 출판 전문가의 포스가 느껴지는 대화를 나누어서 만족했고요. 무엇보다 인세가…. 어우 엄지 척! 그게 너무너무 고맙고 제일 좋아요. 그만큼 판로에 자신이 있다는 것이고 회사가 탄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조만간 또다시 만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희망이 가득합니다. 저의 다음 책도 잘 부탁드릴게요.^^
7. 출판사 담당자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남겨주세요.
열심히 잘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일일이 의견을 물어보며 다음 작업을 진행하는 방식이 작가를 존중하는 것 같아 좋았고, 좋은 책을 만들려는 마음이 진정으로 느껴져 좋았습니다. 좋은 책 만들어주셔서 진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