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리에 걸채여 본 사람은 안다》 김경순 저자 인터뷰

김경순 | 2021-04-28 | 조회 715

 

1. 《돌부리에 걸채여 본 사람은 안다》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세 번째 수필집입니다. 숙제처럼 글을 써 왔습니다. 쓰지 않으면 내 안의 불안함이 점점 커져서 터져 버릴 것 같아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가끔은 멈춰 버리고 싶은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글쓰기는 저를 다시 앞으로 나가게 해 주는 동력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저를 위로해 주었던 글들이 또 한 권의 책으로 엮이어 사람들 앞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벌써 세 번째인데도 왜 이리 부끄러운지 모르겠습니다. 그건 아마도 영원히 완벽하지 못할 제 글과 제 삶과 고독 때문이겠지요?

2. 《돌부리에 걸채여 본 사람은 안다》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의 글들을 책으로 엮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글을 쓴다는 일은 자신의 마음을 다른 누군가에게 보여 주고 또 위로받고 싶기 때문이지요. 제가 처음 첫 수필집 《달팽이 소리지르다》를 출간했을 때는 얼마나 제 자신이 뿌듯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수필집을 내는 일이 뭇 사람들 앞에서 벌거벗겨진 채 서 있어야 되는 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첫 수필집은 순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두 번째 수필집 《애인이 되었다》는 세상과 적당히 타협을 한 작품들로 엮어 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감흥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리고 또 이렇게 세 번째 수필집 《돌부리에 걸채여 본 사람은 안다》를 세상 밖으로 내보냅니다. 이번 작품은 제가 때때로 흔들리고, 아프고, 외로웠던 이야기가 많습니다. 이제는 제 글들에 대한 평가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제 모난 글들이 또 모난 삶을 살고 계신 분들에게 위안이 되길 바란다면 욕심일까요?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이번에 책을 엮으면서 이제는 거의 다(?) 자란 저의 자식들이 제 수필집을 기대하는 것을 보고 행복했습니다. 이번 책은 어쩌면 우리 가족의 공동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남편과 큰딸, 작은딸, 아들은 디자인에 대한 조언을 해 주었고 작은딸은 꼼꼼하게 원고를 교정해 주었습니다. 이번처럼 책을 만들면서 기분 좋았던 때가 없지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도 이번 책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카멜색 구두 한 짝>의 한 구절입니다.

달팽이가 천천히 길을 기어가고 있다. 아니다. 제 딴에는 뛰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점액질을 뿜어내면서 길을 내고 있다. 가는 길은 언제나 실패가 없다. 누구와 부딪치지도 않는다. 답답해 보이는 건 우리뿐일지도 모른다. 오히려 달팽이 편에서 보면 대책 없이 빨리 빨리만 외치는 사람들이 한심해 보일 수도 있겠다. 무거운 제집은 자신을 다스리고 고독을 삭이는 공간이다. 달팽이들은 모두가 철학자일 것이다.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정하고, 혼자 먹고, 혼자 길을 간다. 또, 쉼 없는 사색도 도저하게 한다. 그래서 아무리 사소한 것도 무심코 지나치지 않는다. 위험한 순간이 오면 온몸을 제집 속으로 단단히 집어넣고 기다린다. 한순간도 실수란 없다. 더듬이는 귀가 되고, 눈이 되어 세상과 소통을 한다.

<카멜색 구두 한 짝> 중

이 구절은 큰딸의 생일에 용인을 올라가다 고속도로에서 큰 사고를 당하고 난 후 쓴 글입니다. 순간의 방심이 얼마나 큰 위험을 불러오는지 알게 해 준 순간이었습니다. 지금도 저는 느린 달팽이를 성자로 여기고 있습니다.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글이 써지지 않을 때 저는 책을 읽습니다. 그도 안 되면 산책을 합니다. 무엇보다 저는 여행을 좋아합니다. 그것도 혼자 말이지요. 혼자 있을 때야말로 자기 자신을 만나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행지에서 바닷가나 수목원 등을 산책하고 책을 읽으며 저를 만나다 보면 절로 글이 써지곤 했습니다.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요즘은 정신과를 찾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선진국일수록 그렇다고 하네요. 마음의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제 삶도 모난 곳이 많았습니다. 생채기투성이입니다. 아마도 제 책을 읽는 사람들 또한 마음의 위안이 필요한 사람들이란 생각이 듭니다. 제가 책을 통해 위안을 받고 다시 세상을 볼 수 있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듯이 제 책을 읽는 분들에게도 그런 소중한 순간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7. 바른북스와 함께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 혹은 만족한 부분을 적어주세요.

제가 바른북스와 만난 건 큰 행운이었습니다. 작은딸의 수고로 바른북스를 알게 되었는데, 출판 비용이 합리적이면서도 그 품격은 결코 낮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감각적인 표지 디자인부터 꼼꼼한 교정까지 꼼꼼하게 잘해 주시고 감사했습니다.

8. 출판사 담당자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남겨주세요.

매번 전화할 때마다 친절하게 안내해 주시고 교정도 꼼꼼하게 해 주신 담당 편집자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제 책을 예쁘게 디자인해 주신 디자이너님께도 감사 인사드립니다. 또한 제 책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시고, 앞으로 세상에 알려 주실 다른 직원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참, 대표님! 제가 바른북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상담해 준 모습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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