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네 개의 돌》 이대성 저자 인터뷰
이대성 | 2020-11-23 | 조회 737
1. 《마흔네 개의 돌》을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미루었던 숙제를 끝냈다는 기분이 듭니다. 출간을 끝내고 나니 묵은 체증이 내려가듯 편안하고 감격스럽습니다. 마흔네 개의 돌로 놓은 징검다리 위에서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는 여유가 생깁니다. 이제 마흔네 개의 돌 너머로 더 많은 돌을 놓아야겠습니다.
2. 《마흔네 개의 돌》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억압받는 소년과 청년에서, 큰길 위 다른 이들과 경쟁하며 달려왔던 중년과 장년을 넘어, 이제는 노년을 얼마 앞둔 60년의 삶. 그 언저리 어딘가에서 운 좋게도 작은 길들을 발견하고 그 길로 들어선 이대성 수필가. 작가의 수필에는 자연과 여행에 대한 수필이 많다. 큰길이 아닌 숨어 있는 작고 다양한 아름다운 길들을 발견하게 해준 것이 자연과 여행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큰길이 아닌 작은 길에서 작가는 자신의 잃어버린 꿈과 낭만을 다시 찾은 것은 아닐까. 소위 ‘먹고 사는 문제’에 얽매여 살던 한국 장년의 사내에게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안겨준 그 시작은 자연과 여행이고, 그 결과는 수필집의 출간이다.
- 《마흔네 개의 돌》 보도자료 중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라며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무수히 많은 이사를 다녔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공부는 뒷전이고 친구를 사귈 시간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름다운 추억을 곱씹어볼 건더기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가고 인생의 중년기를 지나니 마음이 허해집니다.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이를 의미화하여 글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가족과의 생활, 사회생활의 경험, 여행하면서 느꼈던 감정, 시대상을 반영하는 사회적 이슈 등을 느낀 대로 자유롭게 서술했습니다. 책을 엮고 보니 마흔네 개의 돌로 놓은 징검다리 위에 서 있는 느낌입니다. 60년의 강물이 여울지며 흐릅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출간 시 에피소드입니다. 출간 막바지에 메일과 전화로 소통하던 일을 부득이 바른북스 사무실을 방문해야만 했습니다. 추석 연휴 다음날 지방에서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바른북스 사무실에 도착해서 보니 딸이 근무하는 옆 건물이었습니다. 인연이라면 인연이랄까 참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코로나19로 추석 명절 고향에 오지 못한 딸과 함께 점심을 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둘레길을 걸으며〉에서 ‘발자국을 빨리 옮기지 않아도 된다. 몸이 움직이는 대로 맑은 공기를 맘껏 들이마시며 느릿느릿 움직여도 된다. 천천히 간다고 누가 뭐라 재촉하지 않는다. 여기서 쉬어간들 어떠하며 바위에 누워서 잠을 잔들 어떠리. 뒤돌아보면 그동안 살아오면서 빨리빨리 앞으로만 달렸던 것 같다.’
…중략…
‘그만큼 세상 살기가 쉽지 않았다고 생각하여 남보다 앞서야겠다는 나만의 착각에 빠졌는지도 모른다. 되돌아보면 인생은 얼마나 빨리 달리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올바른 방향으로 만족하며 달리느냐가 중요한 게 아닐까?’
…중략…
‘오늘 월류봉 둘레길을 걸으며 한 박자 늦게 가더라도 여유가 있고 행복한 삶이 어떤 것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앞만 바라보고 달리는 큰길에서는 앞만 보이지 자신의 몸은 보이지 않습니다. 몸을 인식하기 시작할 때 달리던 몸을 늦추거나 멈출 수 있고, 그런 몸이 주변의 느린 것들을 -공기, 바람, 햇살, 작은 소리 같은 것들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시간과 과거를 돌아보고,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수필집 《마흔네 개의 돌》이 나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주며 잠시 쉬어가는 행복한 힐링이 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행복한 힐링이 되길 기원합니다.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글을 쓰려고 하면 마음대로 되지를 않는다. 머릿속에는 뭔가 있는데 막상 펜을 들면 손이 따라가지를 않는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글을 써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 글을 쓰다 보면 마음속을 짓누르는 그 무엇인가가 나를 우울하게도 하고 때론 슬프게도 한다. 하지만 막상 글을 다 쓰고 탈고를 끝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힐링이 된다.
- 《마흔네 개의 돌》 보도자료 중
글이라는 것이 어떤 때는 일사천리로 쉽게 써지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많이 고민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소재를 찾아 고민한다고 해결되지 않더군요. 이럴 때 남의 글을 읽어보면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우연히 기억에 남는 체험이나 이슈가 있을 때 소재를 메모해 두었다가 조용한 새벽을 이용해서 글을 쓰면 막힌 것이 풀리게 됩니다.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수필은 우리의 삶을 의미화하는 문학이고 삶의 철학을 담은 작품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실린 글이 이에 걸맞은 작품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직 미완의 여정이고 미완의 글이지만 두려운 마음으로 이 글을 독자들에게 내놓는 이유는 잠시 쉬어가는 시간에 누구나 쉽게 읽으며 행복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미사여구를 동원해 꾸미지 않았고 그러한 재주도 없는 필자가 쓴 글이 읽는 독자에게 조금이나마 공감과 행복을 주면 좋겠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평범한 일상을 글로 표현했다고 생각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주시기를 당부합니다.
7. 출판사 담당자에게 전할 말 또는 출판 후기를 부탁드립니다.
출판을 계획하고 출판사를 선정한다는 게 글 쓰는 것만큼 고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요행히 바른북스를 알게 되어 출판을 완료하니 참 잘한 선택이란 생각이 듭니다. 진솔하고 친절한 상담과 진행 과정마다의 친절한 안내, 신속한 피드백이 마음을 편하게 해 주었습니다. 또한 세련되고 깔끔한 디자인이 마음에 듭니다. 바른북스가 책을 통해 행복을 나르며 날로 번창하는 대한민국 제일의 출판사가 되길 기원합니다. 한 달여 동안 출간을 위해 신경을 썼는데 오늘 밤은 편히 잠자리에 누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