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엄마와 살고 있다》 황지원 저자 인터뷰

황지원 | 2020-11-23 | 조회 712

 

1. 《나는 아직도 엄마와 살고 있다》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사실 출간하고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습니다. 엄마의 행복했던 삶은 내 가슴속에만 묻혀있고 슬픈 삶만 부각된 것 같아 그런 엄마가 안쓰러워요. 그리고 책을 낸다고 했을 때 힘들어했던 주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그래도 엄마의 이름이 세상에 나왔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엄마를 아는 누군가의 기억들이 다시금 꺼내어진다고 생각하니 좋네요.

2. 《나는 아직도 엄마와 살고 있다》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그녀가 잊히는 게 느껴지자 정말 사라지는 것 같았어요. 그게 너무 두려웠어요. 엄마가 점점 잊히고 있더라고요. 너무도 사랑하는 그녀가 기억 속에서 지워지더라고요. 어떻게든 추억의 끈을 잡고 싶었어요. 내가 70세, 80세가 되었을 때도 엄마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고 싶어 책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물론 행복한 아름다운 기억의 책이었다면 더 좋았겠지만요.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저는 제 책을 읽고 누구도 슬프지 않기를 바랐어요. 그래서 어느 정도까지의 에피소드를 기록해야 하는지가 제일 어려운 부분이었어요. 객관적으로 쓰려고 노력했고 글에서 많이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은 쓰기가 너무 힘들기도 했어요. 쓰면서 다시 그곳의 슬픔으로 가서 매일을 울었어요. 쓰면서 울고, 읽으면서 울고, 기억하면서 울고, 수정하면서 울고…… 매일이 그랬어요.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어쩌면 나는 울어야 할 때 모자람 없이 온전하게 울지 못했다.

얼룩진 마음을 바라보고 잘 지워줬어야 했는데

구깃구깃 접어 보이지 않는 뒷방으로 밀어 넣어 둔 것이다.

그 우울한 마음은 한때 불고 지나가 버릴 바람이라 여겨 흔적 없이 사라질 줄 알았지만

여전히 뒷방의 어느 옷 주머니에서 가끔씩 나오는 더러워진 휴지처럼 꺼내어져

아직 나는 그렇게 아프다.

본문 중에서

저는 표현이 서툴러요. 부모님께는 더욱 그랬어요. 사랑도 표현 못 했으니 슬픔은 더했죠. 그걸 말로 내뱉는 순간 인정해버리는 것 같아 더욱이 두려웠던 것 같아요. 엄마와 함께 엉엉 울어도 보고 슬픔을 이야기 나눠봤다면 지금 조금 더 괜찮을까……. 생각이 들어요.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그 당시에 써둔 일기나 다이어리를 참고했어요. 좋은 인용 글들은 대학시절 기숙사로 보내준 엄마편지에 있던 글들을 쓰기도 했습니다.

6. 책을 쓴 이후 가장 큰 마음의 변화가 있나요?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 머리와 가슴을 고요하게 만들어라.’ 엄마는 말했지만 나는 지금까지도 흔들리는 공 위에 서서 미친 듯 발을 동동거리며 버티고 있어요. 달라진 내 인생에서도 여전히 나는 주인공이 되고 싶어 안달하고 가닥가닥 남아있는 과거의 흔적을 쫓아 그리움에 허덕였어요. 결국 한낱 돈, 한낱 명예, 한낱 아름다움. 겨우 100평생 언젠가는 사라져버릴 것들에 연연하지 말고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을 견고한 마음이 내게 필요했는데 엄마가 사라지자 나는 모든 것에 모자람을 느꼈어요.

책을 쓰고 엄마의 가르침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난 여전히 일희일비하는 그저 어른인 척하는 아이. 그래도 이젠 단단해지고 싶어졌어요. 그게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이 듭니다. 나도 우리 아이에게 엄마의 발끝이라도 따라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거든요.

7.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늘 곁에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당연하다 여겨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순간들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더라고요. 영원이란 시간은 절대 있을 수 없으니

정말 아낌없이 표현하고 미루지 말고 사랑하시길 바랍니다. 저처럼 후회하지 않도록……. 또한 소소한 행복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하루하루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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