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은 오히려 안락한 휴식처》 최대욱 저자 인터뷰
최대욱 | 2020-11-23 | 조회 629
1. 《수술실은 오히려 안락한 휴식처》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필자의 가슴 속 깊이 내재되어 있던 삶의 이야기들을 대중에게 솔직하게 고백하였다. 마치 필자만의 비밀창고에 깊숙이 숨겨 놓았던 지적 내공의 소중한 근원까지 모두 내어놓은 듯한 느낌이다. 자전적 에세이를 출간하니 필자의 이야기를 세상에 남겼다는 뿌듯함과 필자의 부족함으로 인해 독자들에게 피해나 주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함께한다. 필자의 평소 긍정적인 마인드를 바탕으로 부족한 부분을 찾아 반성하고 채워 나가는 삶을 영위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그리고 소박하지만, 또 하나의 분야에 지적 업적을 확장한 점에 대해 감사한다.
2. 《수술실은 오히려 안락한 휴식처》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적, 어느 유명인의 자전적 에세이를 읽고 언젠가 필자도 같은 종류의 에세이를 꼭 출간하겠다고 마음먹은 적이 있다. 16대 종손 집의 가풍 속에서 자라면서 조상님들과 가족에 대한 남다른 의무감 때문에 정말로 열심히 공부하였던 시절, 생과 사를 넘나든 처절한 생체수술과 두 번의 사망선고를 받았던 경험, 제2의 인생을 살면서 어제 죽어 간 사람이 그토록 살고 싶어 했을 것이라는 오늘의 의미를 되새기며 날마다 1인 4역으로 살아온 흔적 등 필자의 삶의 과정을 에세이로 남기고 싶었다. 본 에세이를 통해 단 한 명의 독자라도 조그마한 배움이나 어릴 적 필자가 받았던 감명을 얻을 수 있다면 더한 영광이 없겠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필자의 고향, 어린 시절 그리고 오늘을 있게 한 모든 이야기들은 늘 필자의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단지 돌출구가 열릴 기회만을 엿보고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돌출구로 본 에세이를 쓰게 되니 물 흐르듯 글들이 흘러나왔다. 때로는 간헐적으로 때로는 집중적으로 시간을 내 글들을 모았지만, 출간을 위한 마지막 정리와 보완 작업에 필요한 시간이 늘 부족했다. 교원으로서 오랜만에 특별한 계획이 없던 방학 기간을 이용했다. 집필 과정에서 에피소드도 즐거움도 어려움도 없이 그저 하던 일을 분야만 바꿔 그대로 지속했을 뿐이었던 것 같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담당 교수 왈 “장이 모두 썩어 버린 것 같은데 빨리 수술실로 옮기세요.” “보호자님! 환자의 장이 모두 썩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장례 치를 준비하세요.” “수술실에서 개복을 했다가 내부가 썩어 있으면 봉합을 안 하고 끝낼 수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담당 교수의 사망선고였다. 병실에 모여 있는 모든 가족들과 통한의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해야 했다. 그러나 수술실에 가서 아무것도 모른 채 그냥 죽기는 정말로 싫었다. 그래서 수술을 거부했다. 죽더라도 내 의지에 따라 나를 정리하고 죽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죽음을 앞두고 가장 눈에 밟히는 아들, 딸 그리고 아내와 가족들이 생각났지만,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딸은 자기 엄마라도 있으니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겠지만, 아들은 누구의 도움을 받으며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하나? 그리고 못다 한 가족과 조상에 대한 의무는 어떻게 하나? 생각할수록 기가 막힌 현실이었다. 필자는 홀로 수술실에 죽으러 들어갔다. 서울대병원에서의 일이었다.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책을 쓰는 과정의 고통은 출간했을 때의 희열로 모든 것이 상쇄된다. 따라서 글을 쓰는데 드는 고통은 희열을 위한 단계적 적금일 뿐이다.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머리로 글을 쓰면 머리만 아프고, 손발로 글을 쓰면 어느덧 좋은 문장이 되어 있었다. 즉,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는 머리 대신 손발로 글을 썼다. 그마저도 즐거움으로 여기니 어느덧 마지막 완성의 단계인 출간이 이루어져 있었다.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필자의 자전적 에세이를 접하실 독자님께 감사드립니다. 능력의 한계로 화려하지도, 세련되지도, 훌륭하지도 못하지만, 용기를 내어 출간한 책입니다. 필자의 금욕적인 학문 태도, 인간의 한계를 넘는 극한의 고통을 극복한 사례, 제2의 삶을 살아가면서 오늘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터득한 후 열심히 살았던 과정 등을 솔직하게 담았습니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독자님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끝까지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지만, 필요 시 장별로 선택하여 읽으셔도 괜찮습니다. 독자님과의 인연에 다시 한번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7. 출판사 담당자에게 전할 말 또는 출판 후기를 부탁드립니다.
바른북스와 인연을 맺어 첫 에세이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에세이 출판에 대해 무지의 상태라 많은 질문을 하여 불편을 드렸지만 친절하게 답변해 주시고, 교정과 편집을 거쳐 출간까지 하는 데 도움을 주시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귀 출판사의 영원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