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를 줍는 여자》 이윤협 저자 후기
이윤협 | 2025-05-08 | 조회 20
1. 《접시를 줍는 여자》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단편소설집을 내게 되어 저 개인적으로는 기쁜 일이지만, 누군가의 아픈 개인사를 하나하나 끄집어내어 쓰다 보니 사연의 주인공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앞섭니다.
2. 《접시를 줍는 여자》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웃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고, 이웃의 이야기들 중에서도 아픔이 있는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 그런 아픔들 중에서도 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아픔에 대해서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비록 선의를 가지고 무엇인가를 한다 해도 그 자체로서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경우도 매우 흔합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대부분의 소재를 주위에서 얻다 보니, 산행을 하다가 들어서 쓴 것도 있고, 결혼식장에 갔다가 다른 하객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소설화한 것도 있습니다. 남의 체험을 내 것으로 만들어서 표현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소설 작업에 묘미가 있습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아들놈은 한번 수틀리면 의미를 알 수 없는 괴성을 질러가며 접시를 찾겠다고 온 집 안을 뒤지고 다녀요. 그러고는 접시를 하나하나 바닥에 내리쳐서 모조리 깨뜨리고 나서야 진정이 되고는 해요. 이제 수요일마다 접시를 주우러 다니는 일은 아들놈을 위한 저의 간절한 기도가 되어버렸어요.”
- 「접시를 줍는 여자」 중에서
좋은 뜻이 꼭 좋은 결과만을 낳는 건 아니다. 차라리 생판 모르는 여자의 난자를 구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빠르게 머리를 스쳤다. 그래도 친정 엄마의 제안을 탓할 수는 없다. 나의 기도가 어머니의 입을 통해서 응답된 것인지도 모른다. 또 그 기도에 응답해 주시다 보니 하나님의 계획이 크게 헝클어지면서 꼬리에 꼬리를 문 뒤엉킴이 내게 닥친 것일 수도 있고….
- 「란(卵)」 중에서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저 같은 경우에는 단지 내 느티나무 산책로를 걸으면서 생각을 많이 정리하게 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요. 아니면, 2호선 전철을 타고 돌면서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합니다. 샤워를 하는 경우도 있고요.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프고 슬프다고 엄살을 떨면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자신보다 훨씬 더 아프고 슬픈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습니다. 자신의 아픔에 휘둘리지 말고 모든 일에 좀 더 용감하게 도전하며 사시길 바랍니다.
출판문의 및 원고접수
barunbooks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