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루스 Belief of Flower》 김윤호 저자 인터뷰
김윤호 | 2021-08-13 | 조회 763
1. 《파피루스 Belief of Flower》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10년 전,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심적으로 깨우친 것도 있지만 잃어버린 것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시간, 유대관계, 삶, 하물며 사랑하는 사람까지도 말입니다. 유년 시절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저의 정신세계는 현실을 왜곡하고 비트는 일이 일상이었죠. 그리고 삶과 죽음, 무(無)의 존재는 저의 자아를 침식해 현실에 반하는 지각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파피루스 Belief of Flower》는 제가 이상적으로 바라는 진행형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상적이라고는 하지만 인간의 정신세계는 현실에서부터 파생되는 생각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저의 책은 무엇일까요?
사람 몸에 꽃이 피는 이야기라고 해서 결코 판타지 세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책은 장 징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그리고 맬서스 이론에 대해 영감을 받아 집필한 작품입니다.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죠. 《파피루스 Belief of Flower》 책이 출간된 만큼, 마음에 꽃 한 송이를 피워 보고자 하는 분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 《파피루스 Belief of Flower》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거리 곳곳에 꽃이 피어난 모습을 보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은 점점 메말라 가지만 자연은 순리에 따라 때가 되면 꽃이 피고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킵니다. 그리고 그 수많은 꽃마다 꽃말이 있다는 것이 더욱 경이롭게 다가왔습니다(꽃말의 유래는 시대의 풍습이나 전설 등이 존재). 자연과 인간의 공존은 중요합니다. 또한 자연으로부터 파생되는 감정은 순수함 그 자체입니다. 어두운 감정도 거짓이 없죠.
자연이 주는 감정들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이해한다면 분명 우리의 삶은 이성과 지성적으로 변할 것이고 자연을 사랑한다는 것은 다른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존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치게 될 것입니다.
3. 책을 집필한 지는 오래된 것 같은데 지금 책을 발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출판사에 원고 투고를 안 한 것은 아닙니다. 결과는 쓰디쓴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요. 그때 당시에는 개인 출판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던 이유도 있겠지만 책을 내야겠다는 확고한 믿음이 부족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나라 소설은 어떠한 틀에 국한되어 있고 외국 소설이 판매점에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의 책은 외국 소설 양식을 많이 따릅니다. 이유라면 언급했듯이 틀에 대한 문제 때문입니다. 웹소설과 웹툰이 비약적으로 도약하게 된 시기에 소설책이라니, 어떻게 보면 무모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문학적인 매력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한 단어에 대한 고찰을 삶에 풀어 쓴다는 느낌일까요.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클로에와 콘라드의 ‘하얀 거짓말’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무리 순수한 말이라도 사람은 상처를 입어.
때로는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그 진실과 같은 거짓말을 듣고 싶어 하는 것이 바로 사람이야.
21세기에 들어 말이 투박해지고 말보다 감정이 앞서기 시작한 것은 물론 상처의 말들이 즐비한 시대가 도래되었다는 것이 무척 안타깝게 생각됩니다. 지금의 우리는 지성적인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주의가 만들어 낸 불합리의 인식이 쇠퇴한 것은 분명합니다.
이타적인 하얀 거짓말은 선의에 대한 진실이지만 이기적인 하얀 거짓말은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선의의 하얀 거짓말은 비록 현실을 회피하는 말이지만 그 말이 진실이 된 순간 서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죠. 여러분의 배려가 누군가에게는 희망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5. 좋아하는 작가나 책이 있나요?
카츠라 마사카즈의 《I’s(아이즈)》,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로맹 가리의 《자기 앞의 생》, 마지막으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을 좋아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I’s》를 처음 읽었을 때 남자 주인공 이치타가 세토와 여자 주인공 요시즈키 이오리의 풋풋한 사랑에 감동받은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물론 순수한 사랑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생긴 건 열세 살 때 보았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천공의 성 라퓨타〉의 영향이 컸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시타와 구름 뒤에 숨겨진 라퓨타 성. 매일 하늘을 보며 시타와 같은 소녀가 내려오지 않을까, 저 구름 뒤에 나만의 성이 존재하지 않을까, 그곳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한평생을 같이 살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인이 된 지금은 《I’s》를 가장 좋아합니다(애장판으로 소장하고 있을 정도). 사랑은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방향을 보는 것이다. 생텍쥐페리의 말처럼 이 책은 저에게 있어 그런 책입니다. “어느 날, 나는 노을을 마흔네 번이나 봤어!” 어린 왕자의 노을 이야기는 자연에 대한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순수함을 상기시켜 줍니다. 그리고 저 또한 노을 지는 풍경을 좋아합니다. 365일 늘 새로운 풍경화를 보는 것처럼 지루하지 않죠. 기회가 된다면 어린 왕자가 살던 별과 비슷한 곳에서 의자의 위치를 옮겨 다니며 붉은 태양을 매일 바라보고 싶습니다.
저는 언제나 삶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그 감정들이 주는 궁극적인 목표는 어둠에서 빛을 보는 눈입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은 내적인 삶과 죽음이라면 로맹 가리의 《자기 앞의 생》은 외적인 삶과 죽음입니다.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 주는 삶과 죽음은 같은 단어이지만 서로의 의미가 다르죠. 어떻게 보면 다행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져 온 삶과 죽음에 대한 끈이 《어린 왕자》와 《I’s》를 만나면서 희망을 알게 되었고 《인간 실격》과 《자기 앞의 생》은 삶과 죽음에 있어서 심적으로 더욱 성숙하게 만들었습니다. 어둠과 빛이 융화되는 순간이었죠.
감정은 우리 인간에 있어서 필수 불가결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인간에게서 파생된 감정보다 중요한 것은 자연의 감정입니다. 그 이유는, 자연은 거짓을 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삶, 그것의 해답은 무엇일까요? 지나온 그 많은 시간에 대한 대가는 여러분에게 무엇을 가져다주었나요? 생각해 보면 십 년 전까지만 해도 마음에 꽃 한 송이 피어 있지 않은 삶을 살아온 것 같습니다. 나 자신이 하려는 그 모든 일, 의미가 없는 것들뿐이었고 사람과 일에 치여 제대로 된 삶을 살았는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파피루스 Belief of Flower》를 집필하면서 저의 존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세상은 나에게서 무엇을 원하는 걸까.
나는 세상에 무엇을 원하는 걸까.
해답 없는 삶은 끊임없이 저에게 질문을 던지고 고뇌를 갈구합니다. 소중한 것들을 잃으면서까지 그 가치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영화 〈애드 아스트라〉 로이의 아버지 클리포드처럼 없는 것을 좇은 그 결과, 현실에 대한 망각에 빠지게 되었죠. 물론 결과가 없는 이상은 공허함으로 자리 잡기도 하지만 결코 의미가 없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꽃을 피운다고 해서 주변의 환경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왜 내가 이 길을 가야 하는지 스스로 자각하는 삶은 세상에 의미가 없다 하더라도 자신이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제시합니다.
모든 분들이 마음에 꽃 한 송이를 가지고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어떠한 체제든 사회에 대한 괴리감은 분명 존재하고 많은 사람들은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그 혼돈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지니고 산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미래를 알 수 없기에 신념은 관념적일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존재임은 분명합니다.
7. 저자님의 마음에는 어떤 꽃이 피어 있나요?
갓꽃입니다. 무관심이란 꽃말이죠. 《파피루스 Belief of Flower》의 에쉬처럼 정의와 자유의 상징인 락스퍼꽃을 지녔으면 하지만 제가 지닌 꽃은 아주 작은 꽃에 불과합니다. 물론 갓꽃이 피게 된 이유에는 유년 시절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갓꽃이 피어 있다고 해서 무관심의 뜻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둠에서 희망을 볼 줄 아는 눈을 지니게 되었으니까요. 단지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를 뿐입니다.
8. 바른북스와 함께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 혹은 만족한 부분을 적어주세요.
책을 낸다는 것은 굉장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벌써 네 권째이지만 지금도 책을 출간한다는 것에 있어서 두려운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물론 독자가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것도 있지만 더 곤혹스러운 것은 오타와 띄어쓰기입니다. 열 번 이상 읽고 또 읽고 하지만 결국은 편집자님한테 들키게 됩니다.
출판사에서 일차적으로 교정된 원고를 받아 보면 글을 집필하는 분들이 모두 놀랄 것입니다. ‘이 부분을 내가 왜 틀렸지?’ 집필하는 사람은 오타나 띄어쓰기에 있어서 놓치기 쉬울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글에 대한 가독성이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눈에 금방 띄는 오류에도 그냥 지나쳐 버리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면에 있어서 바른북스 출판사는 정말 고마운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자들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수정해 주니까요.
또한 디자인 부분에서도 좋은 평가를 주고 싶습니다. 책 내용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통해 표지를 만들어 준다고 해야 할까요. 이것은 원고에 대해 공감하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소중히 한다는 뜻이겠죠. 감사할 따름입니다.
- 바른북스에서 출간되는 책과 저자님들에게 언제나 행운이 함께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