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유치원》 정일리 저자 인터뷰
정일리 | 2021-06-09 | 조회 819
1. 《괴물 유치원》을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지난 11월, 《괴물 유치원》을 쓰기 시작해서 12월에 초고가 완성되었습니다. 이후 3개월의 수정을 거쳐 탈고를 하게 되었지요. 저의 첫 소설이었습니다. 소설가 김연수 씨는 이러한 소설을 ‘키친 테이블 노블’이라고 부른다고 했습니다. 저는 직장에서 퇴근한 후 컴퓨터 앞에 앉아서 무엇에 홀린 듯 한없이 글자들을 써내려갔습니다. 무언가에 푹 빠져 지내는 경험은 황홀했습니다. 한편 혼자서 긴 글을 써내려가는 과정은 외롭기도 했는데요. 지인들이 소설에 대해 코멘트를 해주고 글의 교정을 봐주기도 해서 힘든 여정을 지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들이 없었더라면 이 작업은 퍽이나 지난하고 쓸쓸했을 것입니다. 누구보다 소중한 그들에게 한없는 감사와 애정을 보냅니다.
2. 《괴물 유치원》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현재 두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양한 교육 정보의 세계로 입문하게 되었지요. 그중에서도 영어 유치원(영어 학원 유치부)은 저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워낙 큰 비용이 들다 보니 선뜻 결정하기 어려웠습니다. 저는 영어 유치원(영어 학원 유치부)과 관련한 많은 정보를 검색하고 주변에 영어 유치원을 보내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습니다. 듣다 보니 영어 유치원 저변에 숨어 있는 심리와 욕망들이 살갗으로 느껴지기 시작했고, 특히나 고등학교 교사인 제가 대입을 앞둔 학생들을 만나면서 현장에서 느꼈던 감정들과 단상들을 풀어보고 싶어서 《괴물 유치원》을 쓰게 되었습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영어 유치원(영어 학원 유치부)과 관련한 이야기를 쓰기로 결심하고 나서, 영어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님들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사는 지역, 가정환경, 교육관 등에 따라 자녀를 영어 유치원에 보내는 부모의 동기와 기대는 각양각색으로 달라졌고, 영어 교육이 구현되는 스펙트럼 또한 다채로운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저는 영어 유치원 또는 D동과 같은 학군지에서 아이를 키우는 문제가 ‘좋다’ ‘나쁘다’와 같은 이분법적 관점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자신이 얻을 것과 잃을 것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그대는 아는가. 당신이 자녀를 사랑하는 만큼이나
그대의 아이들도 유년의 그 오롯한 순간에
당신이 전부이고 당신을 가장 사랑한다는 것을…….
저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 적은 이 구절을 가장 좋아하는데요. 부모들은 자식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아이들을 대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자녀들도 유년의 오롯한 순간에 그 누구보다 자신의 부모를 사랑합니다. 자녀들은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어느 순간 그렇지 못한 자신을 발견할 때 부모와 자녀 사이의 비극이 시작됩니다. 저는 우리가 서로 사랑하기 위해 만났다는 사실을 절대로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5.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괴물 유치원》에서 ‘괴물’은 특정 유치원이나 특정 지역을 뜻하는 말로 오해하기가 쉬운데요. 저는 특정 유치원이나 특정 지역에서의 학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모든 교육 과정 속에서 돈을 지불하는 일이, 다시 말하면 돈에 합당한 산출물을 기대하게 만드는 자본주의의 논리가 한 인격을 가진 나의 아이에게 ‘괴물’로서 다가올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 말고도 나와 비슷한 생각과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 나만 이런 생각과 욕망을 지니고 사는 것이 아니구나, 라고 공감하거나 위로를 받는다면 저는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이 소설을 썼고, 완전히 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결의 마음이 당신에게 다가가 당신의 마음을 만져주기를 기대해봅니다.
6. 바른북스와 함께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 혹은 만족한 부분을 적어주세요.
많은 출판사가 있었지만, 저는 ‘오프셋 인쇄’와 ‘투명한 인세 지급 현황 공개’ 등을 고려하여 바른북스 출판사와 컨택하였습니다. 바른북스 출판사는 표지 작업 및 내지 수정 작업, 홍보 및 저자인터뷰에 이르기까지 계획적이면서도 친절하게 모든 것을 도와주셨습니다. 또한 출간 후 모든 일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 메일도 좋았고, 궁금한 사항을 문의하면 바로바로 구체적으로 답변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계속해서 출판사가 이름 그대로 ‘바르게’ 발전해 나가며 출판 시장에 좋은 책들을 많이 출간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