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야식 일기’, ‘시간 대여점’ 등으로 알려진 전남 광양 출신 김혜련 시인이 첫 산문집 ‘그리워하라(바른북스)’를 펴냈다.
올해 전라남도문화재단 창작기금지원사업에 선정된 김 시인은 이번 책을 통해 교단에서의 34년 세월과 문학적 사유를 진솔한 언어를 산문집에 담아냈다.
‘그리워하라’는 삶과 문학의 경계에서 길어 올린 ‘그리움’의 풍경을 중심에 둔다. 김혜련 시인은 30여 년 동안 국어교사로 재직하며 학생, 가족, 자연, 그리고 글과 함께 살아왔다. 시인은 "삶과 문학을 투명하게 비추고 싶었다"고 밝히며 자신이 지나온 시간을 통해 인간의 내면과 관계의 본질을 탐색한다.
이번 책은 총 5부 31편의 글로 구성됐다. 제1부 ‘붓 가는 대로’에서는 순천만국가정원의 풍경, 유년의 추억, 가족애, 교직의 보람과 애환 등을 일상의 체취와 함께 담았다. 제2부 ‘문학 찾아 가는 길’에서는 통영과 강진 등 문학 현장을 직접 찾아 선배 문인들의 흔적을 좇는 기행문이다. 제3부 ‘책으로 교감하다’와 제4부 ‘책한테 말 걸다’에는 양귀자, 신경숙, 임철우, 정희성 등 한국문학의 주요 작가 작품을 읽고 쓴 감상과 평론이 실렸다. 마지막 제5부 ‘서사로 지은 집’에는 유년 시절의 상처와 가족 간의 서사를 다룬 단편소설이 수록돼 있다.
김 시인은 책 속 ‘그 아이는 어디로 갔을까’에서 제자를 향해 "죽을 만큼 힘들어도 그 고비만 넘기면 살 만하더라. 그게 인생이더라"라고 말하며, 삶을 지탱하는 언어의 힘을 전한다.
이와 함께 표제작 ‘그리워하라’에서는 "애증의 진짜 이름이 그리움임을 비로소 깨달았다"고 고백하며 상처의 기억을 ‘그리움’으로 승화하는 과정을 담담히 풀어낸다.
문학평론가 문수현 박사는 추천사를 통해 "김혜련 시인의 첫 산문집‘그리워하라’는 희망과 진정성이 깃든 산문집으로, 삶과 문학의 고갱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책이다"며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사유의 결정체다"고 평가했다.
김혜련 시인은 서문을 통해 "소박한 산문들을 모은 이 책이 소설 창작의 발판이 되길 바란다"며 "삶의 결을 꾸밈없이 기록한 글들이 독자들에게 자신만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남 광양에서 태어난 김 시인은 순천대 교육대학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하고,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34년간 재직했다. 2000년 ‘문학21’, 2007년 ‘시사문단’을 통해 등단했으며, 시집 ‘피멍 같은 그리움’, ‘가장 화려한 날’, ‘야식 일기’, ‘시간 대여점’ 등 29권의 저서를 펴냈다. 제2회 북한강문학상, 제19회 풀잎문학상 대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순천팔마문학회와 빈여백 동인,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리워하라’는 시인의 지난 삶을 응축한 문학적 회고이자, "그리움이야말로 살아 있음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다. 교단의 추억과 인간에 대한 애정, 그리고 문학의 온기가 어우러진 이 산문집은 읽는 이의 마음을 조용히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