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저편의 나를 만나다》 신수현 저자 후기

신수현 | 2024-12-24 | 조회 174

1. 《기억 저편의 나를 만나다》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마치 꿈을 이룬 것과 같이 한없이 기쁩니다. 솔직한 심정을 표현하자면 기쁨보다는 속 시원함이 더 큽니다. 퇴고하는 과정에서 인내심의 한계를 마주했을 때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느끼고 경험했던 순간들조차 소중한 삶의 일부분이 될 것이기에 그것조차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2. 《기억 저편의 나를 만나다》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상처에 언어를 입히면 치유되는 마법과도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오십 평생 살면서 토해 내지 못한 가슴속에 쌓여 있는 상처들을 꺼내 쓰고 싶은 저항할 수 없는 열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책에 담겨 있는 대부분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나의 상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오직 내 기억을 토대로 주관적으로 서술했기 때문에 백 퍼센트 온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억의 오류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또 다른 이가 상처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기억하는 대로 조금의 가감 없이 쓴 글입니다. 또한 글의 특성상 솔직하고 사실대로 담아야 하는 관계로 극히 개인적인 사건이나 심정을 밝혀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습니다. 용기를 내는 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글을 쓰면서 상처 대부분을 치유받은 느낌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저는 감사하고 바랄 것이 없습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서른여섯 편의 글 중 사랑하는 사람을 영원히 떠나보내는 글이 네 편 있습니다. 내 오빠, 첫 사수 송주사, 시어머니, 그리고 블로그 이웃 미진이까지… 그들에 관한 글을 쓸 때 슬펐습니다. 눈물이 한없이 흘렀습니다. 죽음 앞에서 인간은 무력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인간은 언젠가, 아니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존재라는 것을요. 그들은 떠났지만 제 가슴속에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사실이 작은 위안이 되었습니다. 다른 세상에 있을 그들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저는 무조건 덮고 뛰쳐나갔습니다. 집 안에 있으면 머리만 멍해졌습니다. 뒷산에 오르거나 반짝이는 윤슬을 바라보면서 공릉천 변을 걸으면 새로운 단어들이 튀어나왔습니다. 확실히 두뇌에 좋은 것은 확 트인 대자연 속에서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과거의 내가 누군가의 상처를 읽고 위로받았듯이 내가 모르는 누군가는 나의 이야기를 읽고 위로받았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 혹여 내 상처가 이해되지 않는다 해도 이런 삶을 살아 낸 사람도 있구나! 하면서 넓은 아량으로 앞으로의 삶을 축복해 주길 바랍니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슬픔과 고통, 아름다움과 기쁨조차도 그렇습니다. 우리 생은 그저 순간들만 품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잊고 싶은 어제를 곱씹으며 아직 오지 않은 내일에 매달리느라 오늘의 소중한 시간을 잡아먹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만을 잘 살아 내기를… 당신은 지금 있는 그대로 충분히 멋진 사람이기에… 모든 독자분들의 안녕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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