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일보 <지금이 아니면>

관리자 | 2023-03-21 | 조회 344

치매로 기억을 잃어간 할머니와 함께한 삼대 모녀의 여행기가, 바른북스에서 그림 여행 에세이 ‘지금이 아니면’으로 출간됐다.
‘지금이 아니면’은 서울에서 방송작가로 활동 중인 딸 여지영 작가가,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감을 주로 그려온 화가 엄마 최재숙 작가와 함께 펴낸 신간 에세이다.
두 작가는 치매로 기억을 잃어간 할머니(故 이갑순)와 함께했던 ‘삼대 모녀의 전국 여행’을 각자의 방식으로 기록했다.
최재숙 작가는 여행지의 풍경을 그림으로, 여지영 작가는 글로 남겼다. 작가들은 아무리 쌓아도 기억에서는 결국 지워지게 될 여행의 행복한 순간들이 아쉬워 그 시절을 함께 기록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번 신간의 각 장은 경주를 시작으로 청도, 제주도, 대구, 원주 등 삼대 모녀의 여정을 따라 나뉘어 있다. 한 겹 쌓이면 한 겹 사라지는 아픈 기억 속 풍경을 담은 글과 그림에서는, 역설적으로 아픔 속에서도 빛바래지 않는 순간의 행복과 지금의 소중함이 느껴진다.

특히 각 장의 시작과 끝에는 치매를 겪은 할머니 故 이갑순 씨가 투병 중 직접 남긴 일기가 담겨 눈길을 끈다. 때로는 쓸쓸하고 때로는 아이처럼 순수한 시선이 담긴 일기는, 치매 환자이자 80대 노인이 느낀 날것의 감정을 생생하게 드러내는 어디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사료다.



“어김없이 세월은 느무 잘 간다
그르니까 나도 세월 따라 자꾸만
가고 있다 어디론가 간다
오늘이 수요일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날인데 잊었다”

- 제9장 <미지의 세계> 중 故 이갑순 씨의 일기 발췌

이 책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치매를 마주한 삼대 모녀가, 아픔 속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치유의 과정을 보여준다. 가족을 무너뜨리는 병이라고 알려진 치매는, 삼대 모녀의 여행기에서는 때때로 감동을 주며 무섭지만은 않은 또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 삼대 모녀의 협업으로 탄생한 그림 여행 에세이 ‘지금이 아니면’은, 치매 가족들을 포함해 버거운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주변을 돌아보고 행복을 찾을 수 있게 어깨를 토닥이는 책이다.

글을 맡은 딸 여지영 작가는 경북대학교에서 경영학과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현재 한국방송작가협회 회원으로, 10년째 작가와 잡가를 오가며 KBS, JTBC, tvN 등 다양한 채널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방송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치매를 앓는 할머니가 기억을 더 잃기 전에 딸과 하는 여행을 경험하기를 바라며 세 모녀의 여행을 주도했다.

출처 : 경북일보 - 굿데이 굿뉴스(http://www.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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