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된 돌 이야기》 남병훈 저자 후기

남병훈 | 2022-04-25 | 조회 1071

 

1. 《별이 된 돌 이야기》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나만의 시집을 발간한다는 것은 낭만적인 꿈일 수도 있는데 저는 단지 그 열망을 과감히 이루었다는 기쁨과 동시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젊은 나이도 아닌데 개인의 치부일 수도 있는 생각들을 인생 후반기에 가감 없이 대중 앞에 내어놓기까지는 망설임이 많았지만 나를 한 번 정리하고 나아가고픈 마음에 용기를 내었습니다.

어떤 시들은 혼자만 감상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 이번 기회에 독자 대중에게 완전히 벗은 몸을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대감에 들뜨기도 하고 부끄러움에 숨어버리고 싶다는 심정이 들기도 합니다.

2. 《별이 된 돌 이야기》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최근 몇 년 동안 갑자기 시흥에 젖어 다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젊을 때부터 끄적거려온 작품도 적지 않게 쌓여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한데 모아보니 한 권 분량이 되어 있었습니다. 청년의 열정과 노년의 감상이 모두 담겨 시간상으로 상당히 폭이 넓은 글이 모아졌습니다. 왠지 시들이 내게 무언의 압박을 주는듯해서 주제별로 정리해보니 꽤 그럴듯한 구색을 갖추게 되어 세상에 내놓을 마음이 생겼습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어떤 시들은 순식간에 술술 적어 내려간 것도 있었고 젊은 날의 단상들 가운데는 시로 옮기기가 쉽지 않은 것도 있었는데 한 편씩 완성할 때마다 뿌듯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달을 보던 어느 날 평소에 안 보이던 방아 찧는 토끼가 보여 깜짝 놀란 적도 있었고, 숲 사이를 산책하던 중 들리던 새소리가 임의 목소리가 되기도 하고 겨울나무 한 그루가 인생 최고의 교훈을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지하철을 타는 것은 한동안 나의 일상이었는데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이 문득 온갖 동물로 변하는 모습에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항상 내 맘속에 떠도는 구절 가운데 “내 인생은 라 폴리아/바로크 선율 따라/지나침 없이/예민하게/물 같이 흐르네”라는 시구가 있는데 코렐리의 〈라 폴리아〉라는 음악을 들을 때 문득, 바로 이거야! 라는 생각이 들어 적은 글입니다. 그 음악을 듣다 보면 때로는 고요히 때로는 격렬하게 변하는 선율이 마치 나의 인생 같았고 그 클래식의 정서가 마음 깊이 와닿았습니다.

아직 인생의 마지막은 멀리서 기다리고 있을 테지만 마치 죽음을 앞두고 하직하는 노인처럼 쓴 〈자연으로 돌아가오〉라는 시는 다시 읽어도 눈물 젖게 하는 감동의 여운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놔두고 죽어가는 사람이 짐짓 초연한 모습을 보이면서 격정을 가라앉히며 부르는 노래는 늘 슬픔을 불러일으킵니다.

제 글에는 꿈 시리즈(〈예수의 꿈〉, 〈돈키호테의 꿈〉, 〈산초 판사의 꿈〉)가 있는데 전자는 민중의 혁명가로서의 예수를 그린 노래이고, 나머지는 현실을 개탄하면서 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의 입장을 표현한 겁니다. 비교적 제 생각이 잘 정리된 시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서산의 보름달〉은 제게 꽤 의미 있는 시인데, 제 아들이 죽은 아버지를 회상하면서 쓴 시로서 감정이입의 수법으로 모종의 여망을 담은 내용입니다. 아들이 이 글을 읽으며 제 마음을 이해할 수만 있다면 저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겁니다.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기다림은 글쓰기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억지로 무리하게 문장을 적어 내려가다 보면 언제나 조잡한 쓰레기만 생산되는데 자연에 귀를 기울이고 내면의 속삭임에 마음을 열어놓으면 어느 순간에 시가 내게로 다가오는 것을 감지하곤 합니다.

6. 이 책을 접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이 시집은 문학 전문가의 완성품도 아니고 치기 어린 소년의 습작도 아닙니다. 인생을 나름대로 진지하게 사색하면서 살아가는 한 사람의 내면의 속삭임이고, 때로는 밖을 향한 열정의 외침입니다. 유치한 사랑도 있고, 깊은 사상적 부르짖음도 여기에 담겨 있습니다. 독자의 지적인 취향과 감성적 공감에 따라 마음에 다가오는 시가 한두 편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만약 그런 시가 있다면 그 느낌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사실은 인생에서 사랑과 자유야말로 제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가치입니다. 제 시를 읽으면서 사람과 자연에 대한 사랑과 생각의 자유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7. 바른북스와 함께하면서 인상 깊었던 점 혹은 만족한 부분을 적어주세요.

꽤 질서 있고 분야별로 잘 정리된 출판사라는 느낌이 듭니다. 대개 표지 선정과 내지 디자인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번에 작업할 때 디자인이 처음부터 마음에 들어서 좋았고 편집도 매끄럽게 잘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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