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속에는 누구나 20살에 죽은 시인이 잠들어 있다” 영국 시인 W. 카우퍼의 말이다. 승명자 시인은 박화성 문학의 피가 흐르는 목포에서 여고 시절부터 시인을 꿈꾸며 평생 공부한 문학소녀다. 우리 ‘시인의 집’에서 전국 백일장 대회를 20여 년을 개최하며 창조문예와 함께 많은 신인을 배출했다. 60세 나이에 문단에 나온 시인은 처녀 시집을 내고 지금 80세 나이에 3번째 시집 『흔들리며 찾는 길』을 냈다.
뜨겁다는 것은
식기 위한 첫걸음
탄생은
죽음을 향한
첫발
사랑은
가시밭에 눕는 것
출발은
비움의 역사를
이룬다(「출발」 전문)
시인의 작품 「출발」은 시작에서 마지막까지를 한눈으로 보고 여든을 산 시인의 혜안이 있는 작품이다. 마치 살아온 인생을 밑줄 친 부분을 시로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시인의 시는 소녀의 가슴처럼 청결하다. 시인의 시는 고백이고 삶과 신앙의 열매이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한 권의 책에는 저자의 평생이 들어 있다고 믿는다. 가족들과 함께 읽으며 젊은 날 잠든 문학소녀와 소년의 꿈을 꾸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