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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간 물로도 물레방아를 돌릴 수 있다》 김환기 저자 후기

김환기 | 2024-05-07 | 조회 521

1. 《흘러간 물로도 물레방아를 돌릴 수 있다》를 출간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공학도가 사회 과학 분야를 넘보는 것 같아 고민하다가 용기를 내어 출간에 임했습니다. 처음에는 글쓰기가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의사의 권고도 있었는데, 막상 쓰다 보니 지난한 과정이고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일단 마무리하고 나니 홀가분한 심정입니다. 다만 글쓰기가 서툴고 ‘앎’이 부족하여 설명 중 과감한 내용이나 표현은 반어법 사용에 익숙하지 못한 저자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글에서 실명을 자주 언급한 이유는 사실을 명확히 해두기 위함입니다. 미흡한 부분은 양해 바랍니다.

2. 《흘러간 물로도 물레방아를 돌릴 수 있다》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언젠가 한번은 호암미술관을 들러 본 기억이 있습니다. 김홍도의 「송하맹호도」를 미술관이 설명하길, 숲에서 호랑이를 딱 한 번 만나고 나서 그렸다는데, 그렇다면 이 그림은 필시 동물화라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풍속화냐? 민화이냐? 해석이 분분합니다. 공학도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점은, 동물을 일견하고 삼십 대 나이에 조선 최고의 명화를 그렸다면, 그는 신이라는 거죠. 거기에 합작(Collaboration)이 분명하지만, 실체 규명도 없고 합작도 명화라는 말은 생경하기만 합니다. 그는 일본 에도시대 ‘샤라쿠별인’이라는 루머도 있습니다. 왜 우리는 일본인 야나기무네요시(柳宗悅)의 조선 미술 연구에 기댈까요? 우리 스스로 반성하고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3. 책을 집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또는 즐거웠거나 어려웠던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필자가 30여 년 전 인연이 있어 ‘무소유’로 알려진 법정 스님을 조계산 내 한 암자에서 만난 일이 있었습니다. 차 대접을 받으며 물어봤죠. 불교는 ‘살생을 하지 말라’는 가르침이 있다는데, 물속에는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수많은 동물성 미생물이 살아 우글거립니다. 물을 끓여 마시는 것은 바로 살생인데 찻잔에 왜 뜨거운 물을 부어서 마시나요?라고 물었더니 아무 대답을 안 하시고 필자 대신 동석한 일행을 무표정하게 바라보시기만 하더라고요. 우리가 아는 척해 본들 그저 부처님 손바닥 안입니다.

저는 물속의 물질에 집착하는데 아마도 스님은 사유 자체가 관심인 듯싶습니다. 그러니 제가 여기에 적은 것도 허술하기 그지없고 잘난 체 헛짚은 대목이 수두룩할 겁니다. 더구나 글쓰기가 전문도 아닌 공학도로서 한계에 처할 때마다 쉬운 표현이 있음에도, 그동안 논문 쓰기에 익숙해서 그런지 읽는 사람에게 생략해도 되는 부분을 어렵게 써서, 도리어 이해하는 데 혼란을 초래케 한 점이 부끄럽습니다.

4. 책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애착이 가는 구절이 있나요?

 

우리나라 역사 기록의 허구: 살수대첩의 살수는 지금의 청천강이 아니고 심지어 황허라 하는 연구자도 있다. 고려 시대 제3차 거란과의 전투에서 압록강 지류인 삼교천을 한겨울에 소가죽으로 얼음 강물을 막아 수공을 벌였다는데 이는 믿을 수 없다. 60년대 이후, 16세기 말 왜적을 물리친 무관인 충무공이 우리나라 역사에 급부상했다. 거북선의 실체가 아직까지도 발굴되지 않고 있으며, 배설 장군이 감추어둔 12척 군함이 지대한 역할을 했다. 그와 원균은 그저 패자다. 정유재란 최후 해전에서 명나라 해군의 활약을 우리는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이순신 장군의 어록에서 “호남이 없으면 조선도 없다.”라는 뜻은 군량미 조달로 조선을 방위하는 데 호남의 중요함을 강조한 대목입니다. 백제 시대 호남평야 벽골제는 저수지라 하나 3.3km나 되는 제방은 전 세계적으로도 전무후무한 허위 기록입니다.

5.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셨나요?

어느 날 책을 보니,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서, 광속보다 아무리 빠르게 가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나의 세대는 은연중 유교를 신봉하던 때라 자나 깨나 지하에 계신 부모님을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려 왔는데, 이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며,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그의 이론을 뒤집을 수 있는 과학자는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기대는,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서와 같이, 미국의 한 제약회사는, 지중해 ‘홍해파리’처럼 생체시계를 되돌려줄 수 있는 세포 리프로그래밍을 연구하여 ‘벤자민 버튼 해파리’라 불리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회춘약을 이미 동물 실험을 통해 평가를 마쳤다 합니다. 저는 새로운 사실을 대할 때마다 심기일전했습니다.

전문은 https://blog.naver.com/barunbooks7/223438875599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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